홍명보호의 '주장' 구자철(25·마인츠)은 축구팬들이 내심 기대했던 '4년 뒤 러시아에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뻔한 말조차 하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사상 최악의 졸전 끝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취재진 앞에 선 구자철은 "우리는 부여받은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최선을 다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해 굉장히 안타깝다"는 주장으로서의 총평을 내놨다.

그는 세계 최고의 축구 제전인 월드컵의 압박감과 중압감은 너무 컸으나 선수들은 이를 견디기에 너무 어렸다고 했다.

그는 "막상 경기장 안에서 원하는 플레이를 펼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험이라는 소중한 것을 얻었지만 상당히 아쉽다"고 힘없이 말했다.

젊은 선수들이 월드컵 경험을 쌓았다는 것은 한국 축구가 이번 대회에서 얻은 거의 유일한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구자철은 "이 선수들이 이번 경험을 했다고 해서 4년 뒤에 러시아 월드컵에서 꼭 좋은 성적이 나온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 경험을 바탕으로 4년 뒤에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에서 열정이나 투지가 느껴지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었다.

구자철은 "알제리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원하는 승점을 얻었어야 하는데 굉장히 아쉽다.

이미 경기는 끝났다"는 말을 남기고 종종걸음으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영종도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