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돌풍의 주인공 멕시코를 상대로 극적인 뒤집기를 연출하고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네덜란드는 30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의 카스텔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멕시코에 끌려 다니던 후반 43분부터 2골을 몰아넣어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준우승팀인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10골을 폭발한 화력을 이날은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으나 경기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역전극을 펼쳤다.

반면 멕시코는 1994년부터 6회 연속 월드컵 토너먼트에 진출했으나 모두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네덜란드는 경기 초반 미드필더 나이절 더용(AC밀란)이 부상으로 뛸 수 없게 되면서 브루누 마르팅스 인디(페예노르트)로 교체한 여파로 흔들렸다.

인디는 호주와의 조별리그 2차전 도중 뇌진탕으로 교체된 이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음에도 이른 시간에 갑작스럽게 투입됐다.

일부 선수가 역할을 바꾼데다 조별리그 때와 같은 힘과 속도를 보여주지 못한 네덜란드는 조금씩 틈을 보였다.

전반 17분 엑토르 에레라(FC포르투)는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위협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려 네덜란드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반 27분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뒤에서 날아온 긴 패스를 오른발 슛으로 연결한 것이 네덜란드에는 가장 좋은 찬스였지만 오른쪽으로 다소 벗어났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판 페르시의 패스를 받은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상대 선수에 걸려 넘어진 듯했으나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다.

이때 볼을 다투던 엑토르 모레노(에스파뇰)의 부상으로 멕시코도 예상치 못한 교체 카드를 쓰게 되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후반 3분 만에 도스 산토스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도스 산토스는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수비 사이에 공간이 생기자 놓치지 않고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 슛으로 대회 첫 골을 신고했다.

수세에 몰린 네덜란드는 '특급 조커' 멤피스 데파이(에인트호번)를 투입해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으나 멕시코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아작시오)의 선방에 번번이 막혔다.

후반 12분에는 로번의 코너킥에 이은 스테판 더프레이(로테르담)의 헤딩슛이 오초아의 손에 이어 골대에 맞았다.

골 판독 기술까지 가동됐지만 분명한 '노 골'이었다.

후반 29분에는 로번이 수비를 따돌리고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다시 오초아의 다리에 걸렸고, 후반 40분 클라스 얀 훈텔라르(샬케)의 슈팅도 오프사이드가 선언된데다 이미 오초아의 손에 걸린 뒤였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후반 43분 베슬러이 스네이더르(갈라타사라이)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스네이더르는 훈텔라르가 헤딩으로 떨어뜨려 준 것을 벼락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오초아의 방어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에는 로번이 라파엘 마르케스(레온)로부터 페널티킥을 유도하면서 네덜란드는 경기를 뒤집을 기회를 맞았다.

키커로 나선 훈텔라르는 오른발로 침착하게 성공하며 역전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