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스포츠산업 강국] 스포츠에 '숨은 일자리' 45만개
금융회사에 다니는 김성훈 씨(34)는 최근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위해 200만원이 넘는 영국제 ‘브롬톤’ 자전거와 20만원짜리 독일제 ‘우벡스’ 헬멧을 장만했다. 김씨 같은 사람이 늘면서 자전거 인구가 최근 1000만명을 넘어섰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자전거는 고작 연간 1000대 안팎에 불과하다. 대표 업체인 삼천리자전거도 중국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100% 의존하고 있다.

외국산 자전거가 판치다 보니 4000억여원을 들인 ‘4대강 자전거길’의 혜택도 결국 외국 제조업체들이 본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관세청에 따르면 자전거 무역적자는 2011년 1억6534만달러(약 1677억원)에서 지난해 1억8914만달러(약 1919억원)로 매년 심해지고 있다. 자전거산업뿐 아니라 아웃도어 스포츠 열풍을 타고 점점 커지는 캠핑과 골프용품시장도 외국 업체가 점령했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가 지난해 국내 스포츠용품시장의 70%가량을 차지했다는 것이 업계 추산이다.

스포츠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커가고 있지만 국내 업체의 경쟁력은 아직 미약한 수준이다. 산업의 기반이 돼야 할 야구 축구 배구 농구 등 프로스포츠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이 일찌감치 프로스포츠와 생활체육 활성화로 산업을 키운 것과 대조적이다.

윤양수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산업과장은 “국내 스포츠산업 시장이 2012년 38조6910억원대에서 2018년 53조원대로 커질 것”이라며 “한국의 스포츠산업 고용 비중은 노동인구의 1.5% 선이지만 유럽 수준인 5.5%까지 키우면 일자리 45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