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선전에도 "반성 많이 하겠다" 아쉬움 토로

국내 프로축구 K리그를 대표하는 골잡이 가운데 한 명인 김신욱(26·울산 현대)의 분투가 세계무대에서 도드라졌다.

김신욱은 27일(한국시간)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앙스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H조 3차전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선전했다.

그가 196㎝에 달하는 장신 스트라이커이지만 비슷한 장신 선수들이 붐비는 벨기에를 뚫어낼지는 의문이었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김신욱은 상대를 곤혹스럽게 하기에 충분한 플레이를 펼쳤다.

수비수 출신으로서 전방에서부터 가하는 강력한 압박이 호평을 받았고, 특히 한국의 긴 패스는 번번이 김신욱의 머리에 떨어졌다.

당황한 벨기에는 김신욱을 향한 공중 패스가 날아올 때 그에게 두 명이 붙어협력수비를 시도했다.

그래도 볼은 번번이 김신욱의 머리를 거쳐 가 벨기에로서는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이 전반에 벨기에를 상대로 결코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친 데는 김신욱의 기선 제압이 큰 역할을 했다.

급기야 스테번 드푸르(포르투)는 김신욱의 기를 꺾으려고 발목을 밟았다가 레드카드를 받아 벨기에의 수적 열세를 불렀다.

김신욱은 앞서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는 전매특허인 헤딩 패스로 이근호의 어시스트를 돕기도 했다.

이날 벨기에전이 끝난 뒤 김신욱은 상대 태클에 다친 오른 발목에 얼음 주머니를 차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나타났다.

패배, 조별리그 탈락 탓에 그의 얼굴은 어두웠다.

김신욱은 "나와 국민의 자존심을 걸고 모든 것을 쏟아냈다"며 "그렇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이라는 대회가 역시 쉬운 대회가 아니다"며 "개인적으로 반성을 많이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신욱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교민, 한국의 원정 응원단으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한국 대표팀의 공식 응원단인 '붉은악마'는 경기 후 '사랑한다 K리그'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김신욱이 곧 재개되는 K리그 클래식에서 월드컵을 통해 개량된 경기력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