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제69회 US여자오픈골프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재미동포 미셸 위(25)와 공동 선두로 뛰어오른 양희영(25)은 "2년 전보다 훨씬 성숙해졌다"며 뒤집기 우승을 노려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양희영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의 파인허스트 골프장 2번 코스(파70·6천270야드)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4개를 묶어 2언더파 68타를 쳤다.

미셸 위와 더불어 3라운드까지 2언더파 208타를 기록한 양희영은 22일 챔피언조에서 미셸 위와 우승 경쟁을 펼친다.

양희영은 2년 전 이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최나연(27·SK텔레콤)과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기량을 겨뤘다.

그는 당시 3라운드에서 6타나 뒤진 최나연에게 밀려 결국 4타차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셸 위와 동타로 3라운드를 마쳐 부담 없는 상태에서 우승컵이 걸린 4라운드를 맞이하게 됐다.

공동 선두에 4타 뒤진 2오버파 212타로 공동 3위에 자리한 최나연은 "한 달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쉬면서 양희영이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며 "페이스도 좋아 보인다"고 덕담했다.

미셸 위에게 4타 뒤진 채 3라운드에 나선 양희영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4개를 낚고 보기 3개를 기록해 1타를 줄였다.

이어 후반 9개 홀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섞어 1타를 마저 줄이고 미셸 위와의 격차를 없앴다.

그는 "1번 홀을 보기로 시작했으나 2∼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 분위기를 반전했다"며 "후반 더 정교하게 샷을 날리려고 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6번 홀에서 아이언샷을 벙커에 빠뜨렸으나 슬기롭게 그린 위로 올린 뒤 파로 막아 타수를 잃지 않았다.

양희영은 "2년 전 이 대회에서 챔피언조에서 뛴 경험을 잘 살려 감정 조절을 잘해 내일 좋은 열매를 맺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한 달간 큰 대회인 US오픈을 준비하면서 체력을 기르고 정신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며 분명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현지 취재진은 인터뷰에서 양희영에게 미국민의 전폭적인 응원을 받을 미셸 위와의 마지막 날 대결에 부담을 느끼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양희영은 "2006년 프로 데뷔 이래 다른 나라에 와서 유명한 선수들과 골프를 치면서 긴장도 해봤고 다양한 경험을 했다"며 "이제는 그런 부담을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

양희영에 이어 인터뷰장에 들어선 미셸 위는 그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에이미(양희영의 영어 이름)야 오늘 잘 쳤다"라며 기를 북돋웠다.

양희영은 "그린 공략이 정말 어려운데 다행히 전날보다 아이언샷, 퍼트 감각이 모두 좋아서 오늘 좋은 성적을 냈다"며 기세가 내일까지 이어지기를 희망했다.

(파인허스트<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