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타바레스 우루과이 축구 대표팀 감독이 간판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29·리버풀)의 역량에 경탄을 쏟아냈다.

타바레스 감독은 20일(한국시간) 잉글랜드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D조 2차전에서 수아레스의 두 골에 힘입어 이긴 뒤 "우리는 수아레스를 믿었다"며 "수아레스는 존경스러운 선수"라고 말했다.

수아레스는 전반에 헤딩으로 선제골을 뽑았고 동점골을 맞아 1-1로 맞선 후반에는 오른발로 결승골까지 책임졌다.

타바레스 감독은 "수아레스는 기술뿐만 아니라 인격 자체도 훌륭한 선수"라며 "수아레스는 평소에 동료에게 사랑을 듬뿍 받는 선수로서 우리는 오늘 그를 끝까지 믿었다"고 말했다.

우루과이는 이날 경기에서 대부분 시간을 수세로 보낸 까닭에 수아레스의 득점은 연출된 것처럼 극적이었다.

타바레스 감독은 "오늘 경기가 영화라면 우루과이에 이보다 더 짜릿한 해피엔딩은 없을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우루과이는 코스타리카와의 1차전에서 1-3으로 완패한 뒤 이날 승리해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려갔다.

타바레스 감독은 "동기 부여와 같은 정신적 요소가 승부에 작용하는 힘이 매우 크다"며 "우리는 정신적으로 강해졌고 이런 점이 이탈리아와의 3차전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감독은 분노와 무기력에 찌든 표정을 지으며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짙은 실망감을 표출했다.

호지슨 감독은 "우리가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며 "이탈리아가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이기고 우리가 코스타리카를 꺾어야 하는 위기에 몰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오늘 우루과이를 반드시 이겨야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해 매우 실망했다"고 덧붙였다.

호지슨 감독은 패배의 원인을 도무지 제어할 수 없는 수아레스의 골 결정력에서 찾았다.

그는 "수아레스를 전반적으로 잘 막았고 많은 공격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그는 "수아레스는 문전에서 갑자기 활발해지는 데 특별한 재주가 있었다"며 "뒷공간이 열린 첫 기회, 스티븐 제라드의 운없는 플레이가 나온 두 번째 기회를 모두 살려내고 말았다"고 허탈함을 표현했다.

호지슨 감독은 이탈리아와 1차전, 우루과이와의 2차전 모두 경기 내용이 예전보다 향상됐으나 결과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만큼 부질없는 일이 돼버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