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꽃피는 힐링 캠프.'
러시아전에서 '지지 않는 경기'로 1차 목표를 달성한 태극전사들이 16강 진출의 갈림길이 될 알제리와의 결전을 앞두고 이틀 연속 '웃음꽃'이 만발한 훈련장 분위기를 연출했다.

20일(한국시간) 브라질 포스 두 이구아수의 페드로 파소 경기장. 지난 18일 러시아와의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1-1 무승부)을 치른 선수들은 이틀 연속 컨디션 회복에 집중하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홍명보 감독은 전날 회복 훈련에 이어 이날도 가벼운 볼 뺏기와 슈팅 훈련으로 러시아전을 치르며 잔뜩 굳어 있던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데 집중했다.

선수들의 표정도 밝아졌다.

비록 러시아전에서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러시아에 동점골을 허용, 다잡은 승리를 놓쳤지만 홍명보 감독이 지시한 '지지 않는 경기'에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을 쌓을 수 있었다.

다만 하대성(베이징 궈안)이 왼쪽 발목 염좌로 알제리전 출전이 불가능해지고, 이청용(볼턴)은 피로가 쌓여 팀 훈련에서 빠져 의무팀과 함께 러닝으로 컨디션 조절에 나선 게 걱정스러운 부분이었다.

두 선수가 훈련에서 빠졌지만 나머지 태극전사들은 1시간 10분에 걸쳐 '웃고 떠들며' 알제리전을 앞둔 긴장감을 날려버렸다.

말 그대로 '힐링링캠프'가 열린 셈이다.

이날 훈련에서는 재미있는 장면도 연출됐다.

집단 볼 뺏기를 하려고 선수들을 두 팀으로 나누는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을 키 순으로 나눴다.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가장 키가 큰 김신욱(196㎝·울산)이 가장 앞에서 손을 들고 "기준"을 외치자 나머지 선수들이 '도토리 키재기'를 시작했고, 가장 키가 작은 박주호(174㎝·마인츠)가 맨 끝으로 밀렸다.

대표팀에서 박주호는 러시아전 선제골의 주인공인 이근호(177㎝·상주)와 김보경(178㎝·카디프시티)과 함께 '난쟁이 3총사'로 통한다.

이번 월드컵에 나선 태극전사들의 평균 신장은 약 184㎝다.

볼 뺏기에 이어 선수들은 좌우 측면 크로스에 의한 슈팅으로 훈련을 마무리한 뒤 웃는 얼굴로 알제리전 필승을 다짐하며 숙소로 복귀했다.

(이구아수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