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무릎 꿇은 가나 축구 대표팀의 제임스 아피아 감독이 패배가 보너스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일각의 의혹을 부인했다.

가나는 17일(한국시간) 미국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수많은 기회를 잡고도 골 결정력 부족을 노출하며 1-2로 졌다.

지난 10일 4-0 압승으로 끝난 한국과의 최종 평가전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공격력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공격의 끝맺음이 부족했다.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연속으로 미국과 대결, 모두 2-1 승리를 거뒀다는 것에서 오는 심리적 우위도 전혀 살리지 못했다.

그러자 경기 종료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가나 선수들이 약속된 보너스를 모두 받지 못해 불만을 품었고 이것이 허술한 경기력으로 연결된 것 아니냐는 팬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아피아 감독은 "보너스 일부가 아직 지급되지 않은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경기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오늘 경기를 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기회를 잡고도 마무리를 못했고 미국은 기회를 잘 살렸다"고 덧붙였다.

아피아 감독은 "아주 못하지는 않았다.

망신을 당해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두 경기가 남았고, 아직 탈락한 것도 아니다"고 큰소리쳤다.

보너스 미지급에 따른 선수들의 기강 해이와 불만은 월드컵에 출전한 아프리카팀에서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

카메룬 대표팀은 브라질로 향하기 일주일 전 보너스 문제로 월드컵 불참 직전까지 갔다.

긴박하게 합의가 이뤄져 월드컵 보이콧이라는 불상사가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카메룬은 A조 1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패배, 16강 경쟁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석연찮은 판정이 아니었더라면 더 큰 점수 차로 질 수도 있었다.

첫 경기에서 패해 벼랑 끝에 선 가나는 오는 22일 강력한 우승 후보 독일을 상대해야 한다.

'인간 병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버티는 포르투갈을 4-0으로 무참히 짓밟으며 G조가 '죽음의 조'라는 세간의 평가를 무안하게 만든 독일을 맞아 가나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