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골로 터진 프랑스 2째골 명확하게 가려내…"판독으로 골 결정된 첫 사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보인 골 판독 기술이 16일(한국시간) 프랑스와 온두라스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제 역할을 해내며 논란을 잠재웠다.

이날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는 후반 3분 프랑스의 두 번째 골이 터진 순간 모호한 장면이 연출됐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논스톱으로 때린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의 슛은 눈 깜짝할 사이에 반대편 포스트와 상대 골키퍼 사이를 오갔다가 바깥으로 빠져나왔다.

손목시계 형태의 판독 수신기를 확인한 산드로 리치(브라질) 주심은 프랑스의 득점을 선언했다.

AFP 통신은 이 상황을 두고 "국제 축구 경기에서 최초로 카메라 판독에 의해 골이 결정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른 종목에서처럼 '챌린지(판독 요청)' 과정이 이뤄지지 않는 만큼 첫 적용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판독 기술이 처음으로 가장 중요한 판단의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골 판독 기술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시범 적용된 데 이어 이번 월드컵에서 정식으로 도입됐다.

초당 500장을 찍을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가 골대마다 7대씩 설치돼 0.5㎝ 오차 범위에서 골 여부를 판단한다.

공이 골라인을 넘으면 심판이 찬 시계에 진동과 함께 'GOAL'(골)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앞서 열린 다른 경기에서도 골 판독 기술은 몇 차례 관중과 시청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했다.

육안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슛이 나왔을 때, 경기장 전광판과 TV 중계화면에 3차원 그래픽 영상을 띄워 공이 골라인 부근 어느 지점까지 움직였는지를 확인시켰다.

이날은 특히 상황이 복잡했기에 판독 기술의 기능이 빛났다.

처음 전광판과 중계화면에는 벤제마의 슛이 반대편 포스트를 맞힌 순간 공이 아직 골라인을 넘어가지 않은 상황이 그래픽으로 표현됐다.

이미 골 판정이 난 뒤였기에, 오심이 나왔다고 생각한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그러나 이내 튀어나온 공이 온두라스 노엘 바야다레스에 맞고 골라인을 살짝 넘어간 상황의 그래픽이 이어졌다.

의문의 여지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객석의 야유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판독 기술이 정확히 상황을 잡아낸 결과, 이 골은 카림 벤제마의 득점이 아니라 바야다레스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