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도구 작년 개발했으나 안전문제로 바로 폐기

4년 전 맹위를 떨친 부부젤라가 떠난 자리를 휘파람과 박수갈채가 다시 메웠다.

13일(한국시간)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축구 대표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개막전이 열린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스타디움의 주된 응원은 휘파람과 갈채였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때 관중석을 지배한 부부젤라는 자취를 감췄다.

간혹 구석구석에서 부부젤라의 소리가 들렸으나 경기장에 있는 모든 이들을 전방위로 압박한 4년 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남아공 관중이 일제히 불어댄 아프리카 전통악기 부부젤라는 다른 대륙에서 건너온 각국 손님들에게 상당한 골칫거리였다.

감독, 선수들은 경기에 심각하게 방해가 된다고 불만을 털어놓았고 TV 시청자들조차 '모깃소리'처럼 성가시다며 짜증을 냈다.

경기장에서 청력이 손상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으나 '아프리카에서는 아프리카 법을 따르라'는 고집 때문에 부부젤라는 금지되지 않았다.

남미 대륙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 본선에는 정겨운 전통 응원법인 휘파람과 박수갈채가 돌아왔다.

'삑삑∼! 와아아∼! 짝짝짝! 브라아질 브라아질!"
사실 브라질은 자국에서도 부부젤라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겠다는 취지로 전통악기를 개량해 응원도구를 제작했다.

마라카스처럼 흔들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도록 고안된 '카시롤라'(caxirola)였다.

브라질의 유명 음악가 카를리뇨스 브라운이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고안한 카시롤라는 공식 응원도구로까지 지정됐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직접 발표식까지 열었으나 카시롤라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반대로 모두 폐기되고 말았다.

한 손에 쏙 들어가는 크기와 적당한 무게 때문에 화가 난 관중이 투척하면 다른 팬, 선수, 코치진이 다칠 수 있다는 게 금지 사유였다.

브라질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투척 사고가 빈발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기 때문에 브라질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순순히 FIFA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