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자연! 열정적 국민! 세계 최고의 축구!"

지구촌 최고의 축구 잔치는 개최국 브라질을 노래하는 서정시였다.

13일(한국시간)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개막전이 열린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스타디움.

경기에 앞서 전 세계 축구팬의 열기를 재확인하고 축제의 흥을 띄우는 화려한 개회식이 펼쳐졌다.

운동장 중앙에는 다채로운 빛을 머금은 거대한 공 하나가 배치됐다.

이 조형물은 브라질의 대표적 자산인 풍요로운 자연, 열정적인 국민, 전염성이 있는 세계 최고의 축구를 상징했다.

짧고 굵게 25분으로 구성된 개막 공연은 이 공의 움직임을 따라 네 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진행됐다.

브라질의 전통 북이 마구 울리면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첫 주제는 자연.
아마존에서 자생하는 식물, 아마존 강을 따라 흐르는 물이 필드를 뒤덮고 그 위를 카누 두 대가 유유히 지나갔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형상화한 장면이었다.

두 번째 주제는 인간.
북소리에 맞춰 여러 인종의 사람들이 나와 다채로운 전통 의상을 입고 열정적인 춤사위를 자랑했다.

브라질의 특색이자 자랑거리인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의미하는 화려한 퍼포먼스였다.

세 번째 주제는 축구.
축구에 살고 축구에 죽는 브라질의 열정을 나타내려고 어린이 64명이 필드에 집결했다.

본선 32개 출전국을 하나씩 대표하고 나선 어린이들은 곡예사들이 몸으로 만든 공 40개를 굴리며 흥겹게 뛰어 놀았다.

특히 이 퍼포먼스에는 첨단 의족을 착용한 이가 등장해 다리 장애를 딛고 마음껏 보행했다.

브라질의 신경의학자 무겔 니콜레리스가 개발한 이 첨단 의족은 이번 월드컵의 시축에도 사용됐다.

마지막 주제는 뒤풀이.
자연, 인간, 축구를 그리는 노래가 끝나자 핏불, 클라우지아 레이치, 올로둠 등 인기가수들이 함께 그라운드에 나왔다.

이들은 이번 대회의 공식 주제가인 '우리는 하나'(We Are One)를 부르며 곧 시작될 개막전 빅매치를 고대하는 이들의 흥분도를 높였다.

(상파울루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