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결사 없고 수비진 후반 체력저하 뚜렷…수비조직력은 강력
벨기에, 막강 공격진 비해 수비는 '글쎄'…1.5진 알제리, 개인기 탁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3차전에서 맞붙을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의 전력이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냈다.

러시아, 벨기에는 정예진을 투입한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장단점을 비교적 뚜렷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알제리는 2일(한국시간) 첫 평가전을 1.5군으로 치른 터라 지켜볼 부분이 더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 약점 명확해진 러시아 = 러시아는 지난달 27일 슬로바키아, 이달 1일 노르웨이와 평가전을 치렀다.

수비 조직력이 눈에 띄는 강점으로 평가됐다.

러시아는 공수의 간격을 좁힌 채 전진해 조직적인 압박을 가하며 상대 공격의 활로를 차단했다.

슬로바키아와의 평가전에서 이 같은 수비 전략은 맹위를 떨쳐 무실점으로 이어졌다.

러시아는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에서는 전열을 끌어내려 압박을 가하는 후퇴압박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탈리아 '빗장수비'(카네타치오)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파비오 카펠로 감독 러시아이 수비력을 다지는 데 진력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는 수비가 견고했지만 해결사가 없다는 점은 난제로 관측됐다.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 알렉산드르 코코린이 전방에 섰으나 효과적인 공격루트나 골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러시아는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에서 수비진의 체력저하 또한 뚜렷한 약점으로 노출됐다.

부동의 센터백 듀오인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35), 알렉세이 베레주츠키(32·이상 CSKA 모스크바)가 막판에 다리가 풀렸다.

김대길 KBSN 축구 해설위원은 "러시아의 약점이 점차적으로 잘 드러나고 있다"며 "특히 수비수들의 후반 체력저하를 홍명보호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역시 막강한 벨기에 파괴력 = 벨기에는 지난달 27일 룩셈부르크, 2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각각 5-1, 2-0으로 완승했다.

두 경기에서 7골을 몰아친 결과에서 보듯이 빅리거들로 구성된 호화전열의 파괴력은 대단했다.

최전방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에버턴)는 룩셈부르크를 상대로 3골, 스웨덴을 상대로 1골을 터뜨렸다.

벨기에의 에이스로 불리는 왼쪽 윙어 에덴 아자르(첼시)도 오른쪽 윙어 케빈 더 브라위너(볼프스부르크)와의 콤비 플레이를 앞세워 스웨덴을 상대로 골맛을 봤다.

벨기에는 아자르, 더 브라위너 같은 측면 자원들의 창의적 플레이와 루카쿠, 뱅상 콩파니(맨체스터시티), 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거구들의 괴력을 조화시킨 화력을 두 경기 모두 자랑했다.

무서운 상대이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2위의 유럽 최약체 룩셈부르크를 상대로 실점을 기록했다는 자체는 따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룩셈부르크는 전반 13분 공격에 치중하던 벨기에가 수비 전열을 채 갖추기 전에 롱패스로 위험지역까지 전진한 뒤 기습적인 중거리포로 득점에 성공했다.

김대길 위원은 "홍명보호가 수비를 견고히 하다가 빠른 역습으로 치고 나갈 때 벨기에를 상대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 만만찮은 개인기·공세 보여준 알제리 = 알제리는 1일 아르메니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최신 전열을 공개했다.

그러나 주전급 선수들을 일부 제외하고 평가전을 본선 출전자를 선발하는 시험장으로 삼은 까닭에 정예 전력을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에이스로 꼽히는 소피앙 페굴리(발렌시아)를 비롯해 나빌 벤탈렙(토트넘), 사피르 타이데르(인터밀란), 마지드 부게라(레퀴야) 등이 이날 평가전에 결장했다.

사실상 1.5군으로 나선 평가전이었으나 공격수 이슬람 슬리마니(스포르팅 리스본), 나빌 길라스(FC포르투), 수비수 에사이드 벨카렘(왓퍼드)가 골을 터뜨려 3-1로 대승했다.

홍명보호는 이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위해 알제리를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로 보고 있다가 이날 드러난 전력에 긴장감을 더하게 됐다.

알제리는 예전부터 아프리카 국가답게 선수들의 기술, 유연성, 힘이 돋보일 것이라는 관측을 받았다.

김대길 위원은 "알제리 선수들의 개인기와 이를 바탕으로 한 공격력이 뛰어났다"며 "만만한 상대가 아닌 만큼 홍명보호가 면밀한 연구를 통해 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