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사진)가 마스터스 부진의 원인을 동반 선수 탓으로 돌렸다. 최경주는 3라운드에서 6오버파 78타를 쳐 합계 7오버파 223타로 선두와의 격차가 11타로 벌어졌다.

2라운드(3오버파)보다 더 못한 스코어 카드를 작성한 최경주는 TV 카메라 앞에선 부진의 원인을 퍼트 난조와 스핀양 부족 등이라고 밝혔지만 마이크가 꺼지자 속내를 드러냈다.

3라운드 동반자로 마이크 위어(캐나다)를 만난 것부터가 달갑지 않았다고 했다. 왼손잡이 위어는 샷 준비 시간이 긴 슬로 플레이어로 꼽힌다. 1·2라운드 때 또 다른 슬로 플레이어인 잭 존슨(미국)과 함께 경기하다 잇따라 경고를 받은 최경주는 우려한 대로 이날 다시 경고를 받았다.

최경주는 4번홀에서 앞 조와 간격을 좁히라는 경기위원의 다그침에 발걸음이 빨라졌고 4, 6, 7번홀에서 퍼트가 흔들리며 잇따라 보기를 했다.

최경주는 “내 플레이가 늦다고 해서 캐디에게 시간을 재보라고 했더니 35초 정도가 나왔는데 (이 정도면) 굉장히 빨리 치는 편”이라며 “초반 타이밍을 놓쳐 뛰어다니는 듯한 상황이 되니 많은 분들이 ‘왜 그렇게 급하게 치느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기술 부족도 시인했다. 최경주는 “시멘트 바닥에서 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린이 딱딱하다는 느낌이었다”며 “체력 탓인지 몰라도 스핀양도 항상 조금씩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린에 공을 올려도 공이 많이 굴러갔다”며 “공이 많이 굴러갈 것 같아 세우려고 하면 백스핀이 많이 걸려 혼란스러웠다”고 털어놨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