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이름 딴 명예로운 공식 최우수선수상
남녀 출전자 3명씩 최종후보에 올라 면밀한 심사중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의 폐회식에서는 그 대회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가 특별한 메달을 받는다.

한국인 황연대(76·여) 씨의 공로를 기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공식적으로 수여하는 '황연대 성취상'이다.

황 씨가 1988년 서울 하계 패럴림픽 때 국내 언론으로부터 받은 '오늘의 여성상' 상금을 최고 선수에게 쾌척한 게 이 상의 시초다.

처음에는 '극복상'이라는 이름으로 수여되다가 2008년 베이징 하계 대회 때 '성취상'으로 개명되면서 패럴림픽의 공식행사로 굳어졌다.

황 씨는 "현실과 부딪치는 장애인은 극복, 도전, 성취를 차례로 겪는다"며 "성취는 가장 능동적인 마지막 단계"라고 이름의 의미를 설명했다.

황연대 성취상의 기준은 빼어난 실력과 높은 수준의 패럴림픽 정신 구현 등 두 가지다.

장애를 극복한 엘리트 선수로서 높은 성취도로서 장애인·비장애인을 망라한 사회에 얼마나 많은 영감을 불어넣는지가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꼭 우수한 성적에만 얽매이지는 않고 역경을 극복한 노력과 그 과정에서 보여준 의지가 더 높이 평가될 때가 많다.

이념, 종교, 성별, 인종, 국적을 불문하고 도전 정신을 가장 잘 구현했다고 평가되는 남녀 출전자 1명씩이 수상의 영예를 안는다.

황연대 성취상 심사위원회는 2014년 소치 동계 패럴림픽에서 45개국 선수단의 단장들로부터 총 25명을 추천받았다.

심사위는 앤드루 파슨스 IPC 부회장, 미겔 사가라, 두아네 칼레 IPC 집행위원, 전용관 황연대성취상위원회 사무총장으로 구성됐다.

이들 위원은 14일(한국시간) 최종 후보 6명에 대한 인터뷰까지 마치고 남녀 1명씩을 고르기 위한 심사숙고에 들어갔다.

최종후보는 남자부 토비 케인(호주), 브라이언 맥키버(캐나다), 로만 페트시코프(러시아), 여자부 산야 고데(캐나다), 비비안 만텔-스피(네덜란드), 미할리나 리소바(러시아)다.

황연대 성취상의 남녀 주인공과 그들 내면에 숨겨진 극복, 도전, 성취의 스토리는 15일 IPC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될 계획이다.

수상자들은 17일 새벽 1시(한국시간)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폐회식에서 순금 2냥쭝의 메달을 목에 건다.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황연대 씨와 필립 크레이븐 IPC 위원장이 직접 시상한다.

2010년 밴쿠버 동계 패럴림픽의 남녀 수상자는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엔도 다카유키(일본), 크로스컨트리의 콜렛 보고니아(캐나다)였다.

보고니아는 캐나다 원주민으로서 사회적 차별과 편견, 심각한 척수장애를 극복하고 9차례 패럴림픽에 나와 은, 동메달 10여개를 성취했다.

태어날 때부터 두 발이 없던 엔도는 색소폰 연주자, 상체만 이용하는 산악가로도 활동하면서 일본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선전을 이끌었다.

(소치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