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랭킹 2위 애덤 스콧(호주)이 '블루몬스터'를 정복하고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스콧은 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마이애미 트럼프 내셔널 도럴 골프장 블루몬스터 코스(파72·7천481야드)에서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즌 두 번째 대회 캐딜락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총상금 900만 달러(약 96억원)에 우승 상금 153만 달러(약 16억원)가 걸려 있는 이번 대회에는 스콧을 비롯해 세계 50위 이내에 드는 선수들과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유럽프로골프투어 등 6대 투어 성적 상위자들이 출전한다.

세계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우즈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 가운데, 스콧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컵과 동시에 세계 1위를 노린다.

만약 스콧이 캐딜락 챔피언십을 제패하고, 우즈가 불참하거나 출전하더라도 5∼7위밖에 머물면 스콧은 우즈를 제치고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스콧은 지금까지 한 번도 세계 1위를 한 적이 없다.

스콧이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곳은 '블루몬스터'로 이름 붙여진 18번홀(파4)이다.

471야드짜리 18번홀은 왼쪽에 호수를 끼고 있는데다 페어웨이 폭이 가장 좁은 곳이 25야드에 불과하다.

호수를 피해 오른쪽으로 티샷을 날리면 깊은 러프에서 두 번째 샷을 쳐야 해 선수들로부터 난도가 가장 높은 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는 우즈가 마지막 라운드 때 이 홀에서 티샷을 깊은 러프 지역으로 보낸 뒤 두 번째 샷을 안전하게 페어웨이로 꺼냈으나, 110야드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이 그린에 미치지 못해 결국 보기로 홀아웃했다.

하지만 이미 2위 스티븐 스트리커(미국)와 격차가 커, 우승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이 밖에도 대규모 개보수 공사를 거친 '블루몬스터'는 올해부터 더욱 높아진 난도를 자랑한다.

1번홀(파5)은 80야드가 길어졌고, 9번홀(파3)은 워터해저드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겨져 18번홀과 같은 분지 구조를 이뤘다.

15번홀(파3)에서는 워터해저드 위로 볼을 넘겨야 하고, 16번홀(파4) 또한 티샷으로 바로 그린을 공략할 경우 워터해저드를 거쳐 가야 한다.

그린 또 전부 재구성돼 예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우즈가 없다는 가정하에 스콧이 가장 경계해야 할 상대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다.

지난해 부진하다가 시즌이 끝날 무렵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매킬로이는 2일 끝난 혼다 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랭킹을 6위까지 끌어올렸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형성(34)과 정연진(24)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려 강호들과 겨룬다.

한편 캐딜락 챔피언십에 초청받지 못한 선수들은 같은 기간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푸에르토리코 오픈에 출전한다.

전문가가 뽑은 우승 후보 명단에 7위로 이름을 올린 노승열(23·나이키골프)을 비롯해 양용은(42·KB금융그룹),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4·캘러웨이), 재미교포 리처드 리(26) 등이 시즌 첫 승을 노린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