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년 만에 관광진흥대책을 또 내놨다. 봄·가을의 22일 여행방학, 정부와 회사가 반분하는 중기근로자 휴가비 지원, 관광기업 육성펀드 설립 같은 방안이 눈에 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 주재의 관광진흥확대회의에서는 지난해 7월 첫 회의 때의 49개 추진과제에다 추가로 62개 과제를 더 보탰다.

이번 회의는 ‘내수 관광’에 초점이 맞춰졌다. 국내 관광시장에서 내국인 소비 비중은 60%선에 머무른다. 중국인 유커 등 외국 관광객이 줄어들면 취약한 국내 업계가 충격을 받게 되니 내수진작으로 미리 대비하자는 의지가 깔려 있다. 사실 내국인의 관광은 계속 해외로 쏠리는 추세다. 지난해 해외여행을 간 내국인은 1480만명, 관광지출은 178억달러로 사상 최고에 달했다. 2006~2012년 가계소득지출을 봐도 고소득층의 해외여행비는 국내여행비의 5배나 됐다.(▶본지 2월3일자 A3면 참조) 이런 해외관광 러시를 국내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전환에는 양면성도 있다. 외국인 관광유치를 포기한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외국인 유치가 한계에 봉착한 것이라면 문제다. 좀 더 큰 틀로 볼 때다. 이번에도 복합리조트의 투자자 자격요건을 완화한다고는 했지만 외국자본의 카지노 설립만 해도 언제 적부터의 얘기인가. 1차 회의 때 발표된 의료관광 추진건 역시 영리의료 불가라는 거대한 벽을 제대로 넘어설지 의문이다. 겨우 반 발짝, 여론이 재촉하면 한 발짝씩 나가는 식으로는 성과난망이다. 알렉산더왕의 고르디우스 매듭 같은 게 규제다. 온갖 이유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규제는 단칼에 내리쳐야 끊어진다.

800m 떨어진 북한강의 남이섬과 자라섬은 관광 한국의 현실과 지향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경기 가평군에 속하는 자라섬은 수도권 정비계획법에 따른 자연보전권역이어서 버려진 땅일 뿐이지만 춘천시의 남이섬은 이 한겨울에도 외국인이 북적이는 한류 관광명소다. 내수 촉진으로 관광활성화를 꾀하자는 상황은 이해되지만 어려워도 해외관광객을 더 불러들여야 한다. 해법은 알고 있다. 문제는 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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