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매 빌려 타던 봅슬레이 등 메달 기대 종목으로 성장

남자 2인조 봅슬레이 선수인 원윤종과 서영우는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새 썰매를 장만했다.

이들은 최근 2013∼2014 아메리카컵 7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변변한 연습 트랙이 없어 아스팔트 바닥에서 훈련하느라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고, 국제 대회에 나갈 때는 5년 이상 된 낡은 썰매를 빌려타야 했다.

그러나 기업 후원을 등에 업은 봅슬레이는 이제 당당한 메달 기대 종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3일 우리 기업들이 소치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출전하는 13개 빙상 전 종목에 대한 직·간접적인 후원에 나섰다고 밝혔다.

후원 방안은 경기단체 지원, 자체 실업팀 운영, 유망주 후원 등으로 다양하다.

종목별로는 썰매 종목의 성장세가 두드러져 소치올림픽의 썰매 종목에 참가하는 우리 선수단이 2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과 후원 계약을 하고 2018년까지 훈련비와 썰매 구입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덕분에 봅슬레이팀은 새 썰매를 타고 해외 훈련도 하면서 차근차근 소치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었다.

한국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역대 최초로 올림픽 전 종목에 출전할 계획이다.

2010∼2011년 봅슬레이를 지원했던 롯데백화점은 올해 루지 국가대표팀에 메달 기원 후원금을 전달했다.

역시 처음으로 올림픽 전 종목 출전 자격을 얻은 루지팀은 팀 계주에서 메달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

쇼트트랙을 비롯한 빙상 종목의 선전 뒤에도 기업 후원이 있다.

한국은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김기훈 선수가 금메달을 딴 이후 쇼트트랙 강국이 됐지만 다른 종목에서는 부진했다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피겨 등에서도 메달을 수확했다.

삼성은 1997년부터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사를 맡아 스피드스케이팅·쇼트트랙 등 빙상 종목 전반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꿈나무대회 개최, 국제대회 참가 지원, 외국인 코치 영입 등으로 장기적인 선수 저변 확대에 노력 중이다.

대한항공은 2011년 3월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실업팀을 처음 창단해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팀 연고지는 겨울 스포츠의 불모지인 제주도로 정해 동계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확산하는 데도 기여했다.

빙상연맹의 공식 후원사 KB국민은행은 피겨여왕 김연아를 주니어 시절부터 지원했고, 김해진 선수 등 차세대 피겨 유망주를 육성하고 있다.

그밖의 비인기 종목들도 고루 후원을 받는다.

한라는 아이스하키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아이스하키팀 '안양 한라' 소속 선수들을 핀란드 2부 리그팀인 '키에코 완타'와 'HCK'에 임대로 보내 선진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핀란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작년 2월에는 아예 키에코 완타의 지분 53%를 인수해 아이스하키 유망주를 육성하는 베이스캠프로 삼았다.

현재 김지민, 안정현(이상 안양 한라), 신상훈, 김원준(이상 연세대), 안진휘(고려대) 선수 등이 키에코 완타에서 뛰고 있다.

대한스키협회 후원사인 CJ는 한국 스노보드 선수 최초로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은메달을 받은 김호준(스노보드 하프파이프)과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5위에 입상한 최재우(프리스타일 모굴 스키)를 2015년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두 선수는 소치올림픽 출전권도 따냈다.

2018년까지 대한컬링경기연맹에 100억원 상당을 후원하기로 한 신세계는 지난해 제1회 '신세계·이마트 전국컬링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컬링도 올림픽 여자 부문에서 5명을 처음 내보낸다.

태릉선수촌 오승훈 훈련기획팀장은 "기업들의 지원 덕분에 겨울 스포츠가 한 종목에 편중되지 않고 골고루 성장하고 있다"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유진 기자 euge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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