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괴물 투수' 류현진(26)이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처음으로 포스트시즌(PS) 선발승을 거두며 최초의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미국 야구에 진출한 한국인 투수 가운데 처음으로 거둔 포스트시즌 선발승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모두 192이닝을 던져 이닝이터의 본능을 뽐내며 포스트시즌에서의 성공을 예고했다.

총 30번의 등판 중에서 22번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를 기록했고, 14승 8패에 평균자책점 3.00을 남기며 훌륭한 데뷔 시즌을 소화했다.

류현진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과 첫 PS 경기이던 디비전시리즈에서 부담감 탓에 부진하기도 했으나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대담함과 침착함을 다시 찾으며 빅리그 신인임을 무색하게 했다.

류현진은 이달 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 한국인 투수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의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빅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가운데 김병현·최희섭·박찬호·추신수(신시내티 레즈)에 이어 5번째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선 것이다.

투수만 따졌을 때는 김병현, 박찬호에 이어 세 번째로, 이 가운데 선발 등판은 류현진이 처음이다.

류현진은 첫 선발 등판에서 올해 등판 경기 가운데 최소 이닝인 3이닝(4자책점)만 던진 채 물러나며 부진했지만 타점을 뽑아 기록을 세웠다.

2회말 1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류현진은 우익수 쪽으로 희생 플라이를 때려 타점을 쌓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출전해 1점 홈런을 쏘아 올린 추신수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PS 타점이다.

투수 중에서 타점을 올린 것은 류현진이 처음이다.

류현진은 이날도 타점을 올려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처음으로 타점을 기록할 뻔했으나 아쉽게 호수비에 막혔다.

3회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류현진은 5회 무사 3루 기회에서 방망이를 휘둘러 타구가 원바운드로 투수 키를 넘는 안타로 이어질 뻔했으나 상대투수의 글러브를 스친 타구가 2루수에게 잡히고 말아 점수로 연결되지 않았다.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류현진은 두 번째 선발 등판이던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승리를 따내며 계속해서 첫 사례를 만들어나갔다.

다저스가 남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승승장구해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한다면 류현진의 최초 기록 행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