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홀한 키스 > KLPGA투어 러시앤캐시 행복나눔클래식에서 우승한 장하나가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
< 황홀한 키스 > KLPGA투어 러시앤캐시 행복나눔클래식에서 우승한 장하나가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
‘지난주에는 맨 꼴찌, 이번주엔 우승.’

장하나(21·KT)가 1주일 만에 극과 극을 오갔다. 장하나는 지난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DB대우증권클래식에서 커트 통과자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그러나 장하나는 6일 경기 여주군 솔모로CC(파72)에서 열린 러시앤캐시 행복나눔클래식(총상금 6억원) 마지막 날 1오버파 73타를 기록,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2위 전인지(19·하이트골프)를 4타 차로 제쳤다.

지난 5월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이후 챙긴 시즌 2승이다. 장하나는 공교롭게도 두산매치플레이 결승전에서 만났던 전인지와 첫날 공동 선두에 오른 뒤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벌였으나 한 번도 선두를 뺏기지 않고 우승컵을 안았다.

4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 장하나는 8번홀(파4) 버디로 5타 차 선두에까지 나서며 ‘나홀로 싸움’을 펼쳤다. 전인지가 이날 1오버파로 부진하면서 박빙의 승부는 펼쳐지지 않았다.

장하나는 10번홀(파5)에서 티샷한 볼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나무 바로 뒤에 멈춰 정상적인 스윙이 불가능한 위기를 맞았다. 페어웨이 쪽으로 볼을 꺼내기 힘들고 뒤로 레이업을 시도하기도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장하나는 앞에 있는 방송 중계 시설이 볼의 진행 방향을 가로막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무벌타로 구제를 받는 기지를 발휘했다. 골프규칙(24조2항)에서는 광고판, 스코어보드, 관람석, 간이화장실, TV중계탑 등 대회 때 설치하는 ‘움직일 수 없는 임시장애물’이 플레이선상에 있을 경우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장하나는 방송 시설을 피해 페어웨이로 볼을 꺼낸 뒤 세 번째 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지면서 ‘4온2퍼트’ 보기로 홀아웃했다.

장하나는 12번홀(파3)에서 3퍼트 보기를 하고 14번홀(파5)에서는 ‘2온’에 성공했으나 3퍼트로 파에 그치며 막판 집중력이 흔들렸다. 이어 16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친 뒤 보기를 범하며 3타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으나 17번홀(파3)에서 3m 버디를 낚으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장하나가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을 보태 5억원대(5억520만원)를 돌파하면서 상금왕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합계 3오버파로 공동 27위에 그친 상금랭킹 1위 김세영(6억3943만원)과의 차이를 1억3423만원으로 좁혔다.

장하나는 “지난달 한화금융클래식에서 다친 손목이 회복되지 않아 ‘펀치샷’하듯이 스윙하다보니 드라이버샷 거리가 15야드 정도 줄었다”며 “시즌 3승 목표와 함께 상금왕에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대상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장하나가 대상 포인트 50점을 더해 284점으로 1위 김효주(315점)에 31점 차로 따라붙었다. 김효주는 공동 10위에 올라 21점을 추가했다. 전인지는 252점으로 김세영(247점)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신인상 레이스 2위 전인지는 신인상 포인트 120점을 받아 총 1610점이 됐고 90점을 더한 김효주는 1648점이 돼 둘의 격차는 38점 차로 더욱 좁혀졌다.

지난 시즌 다승왕(3승)인 김자영(22·LG)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내 4타를 줄이며 합계 5언더파로 국가대표 아마추어 성은정(14·안양여중2), 이예정(20·하이마트)과 공동 3위에 올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