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신시내티 레즈의 리드 오프 추신수(31)가 내셔널리그 최초의 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톱타자 반열에 올라섰다.

추신수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벌어진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끝내기 안타를 포함, 6타수 3안타에 2도루, 2타점을 수확했다.

2회와 9회 한 차례씩 안타를 치고 나간 추신수는 매번 도루에 성공해 시즌 20도루를 달성했다.

이로써 추신수는 21홈런-20도루-109볼넷-105득점을 기록해 NL 역대 톱타자로는 최초로 20-20-100-100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매서운 선구안과 타격, 장타력을 모두 갖춰야 이룰 수 있는 이 기록은 내셔널리그에서는 나온 적이 없다.

아메리칸리그 톱타자 중에서는 리키 핸더슨(1993년)과 그래디 사이즈모어(2007년)만 달성했을 뿐이다.

추신수는 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뛰던 2009∼2010년 2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이룬 뒤 3년 만에 호타준족의 상징이라는 20-20클럽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톱타자 가운데서 20-20클럽에 들어간 선수는 코코 크리스프(오클랜드·22홈런-20도루)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다.

추신수는 이미 개인 통산 100홈런-100도루를 달성하며 내셔널리그 새 기록 작성의 조짐을 보였다.

지난달 28일 추신수는 2005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9시즌 만에 100홈런-100도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100홈런-100도루는 타석에서는 힘이, 누상에서는 재치가 있어야만 세울 수 있는 기록이다.

현역 선수 가운데는 40번째였다.

아시아 선수 가운데서는 '타격 기계' 스즈키 이치로(양키스·110홈런 470도루) 이후 두 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최근 왼손 엄지 부상으로 두 차례 경기를 건너뛰어 기록 달성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추신수는 복귀하자마자 빠른 발을 뽐내며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2000년 시애틀과 계약해 미국 땅을 밟은 추신수는 마이너리그를 거쳐 2005년 빅리그에 올랐다.

2006년 클리블랜드로 팀을 옮긴 추신수는 그해 세 개의 홈런을 터트리더니 이듬해에는 왼쪽 팔꿈치 수술로 빅리그에서 단 6경기만을 뛰며 홈런 없이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풀타임을 소화하기 시작한 2008년에 데뷔 이래 처음으로 두자릿수 홈런(14개)을 쏘아 올리며 거포로서의 능력을 뽐냈다.

2009년(20홈런 21도루)과 2010년(22홈런 22도루)에는 3할 타율에 20홈런-20도루 이상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2011년에는 음주운전 파문과 부상 등으로 8홈런 12도루에 그쳤지만 지난해 16개의 홈런을 쳐내고 21차례 도루에 성공하며 제 기량을 되찾았다.

올 시즌 후 추신수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다.

천천히 자신의 입지를 다지다가 끝내는 내셔널리그 최고 톱타자로서 진기록을 남긴 추신수의 앞으로 행보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