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괴물 좌완' 류현진(26)이 타선에서도 불방망이를 자랑하며 다저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미국프로야구 홈경기에서 0-1로 뒤진 2회말 2사 2루에서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날렸다.

메이저리그 10번째 안타로, 귀중한 동점 타점을 올린 류현진은 이어서 야시엘 푸이그의 안타 때 역전 득점까지 기록했다.

다저스 타선은 기세를 이어 3회 2점, 7회 5점을 추가, 9-2로 승리했다.

스스로 어깨를 가볍게 한 류현진은 6⅓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13승(5패)의 기쁨을 맛봤다.

류현진의 이러한 뛰어난 타격감은 어린 시절부터 빛났다.

야구 센스가 뛰어난 대부분의 에이스 투수들처럼 류현진도 동산고 시절 4번 타자로 활약하며 3학년 때 청룡기 본선에서 타율 0.389를 기록하는 등 타격에서도 재능을 보였다.

프로 입단 후 타격 감각을 '봉인'해 두었던 그는 지명 타자 제도가 없는 미국 내셔널리그에 진출해서는 다시 그때 그 실력을 펼쳐보이고 있다.

비록 안타가 자주 나오진 않지만 류현진은 올 시즌 때린 단 10개의 안타로 5타점, 4득점을 기록하며 '필요할 때 날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5월 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미국프로야구 진출 이래 첫 타점을 올린 류현진은 이후 매달 최소 한 번씩은 꾸준히 타점을 올렸다.

발이 빠르지는 않지만 6월 13일 애리조나전 때 수비수가 슬라이딩 캐치를 하다 공을 빠트리자 3루타를 만들어낸 것처럼 재치있는 플레이가 종종 나와 팬들을 즐겁게 했다.

류현진은 또 시즌 첫 경기에서 땅볼을 치고 느릿하게 1루로 뛰다가 팬들로부터 야유를, 언론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이후부터 몸을 아끼지 않는 '베이스러너'로 탈바꿈했다.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에서는 이날 팀의 첫 안타를 날린 뒤 2루까지 슬라이딩해 들어가는 과감한 주루를 자랑했다.

이날도 류현진의 대범한 주루플레이는 돋보였다.

2회 2루타를 치며 동점 타점을 올린 류현진은 다음 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유격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바가지 안타를 치자 재빨리 3루를 돌아 상대 포수를 피해 홈에 슬라이딩하며 역전 점수를 뽑았다.

쉽게 아웃카운트 하나를 빼앗을 기회에서 투수에게 한 방을 얻어맞게 되면 상대 투수는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류현진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직구를 얻어맞은 상대 선발 에릭 스털츠는 결국 3회에도 핸리 라미레스에게 2루타, 애드리안 곤살레스에게 2점포를 내주며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