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올 시즌 가장 큰 대회인 2013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동안 최소화한 듯 보였던 실수를 여러 차례 저지르며 아쉬움을 남겼다.

손연재는 29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대회 첫째날 후프와 볼 두 종목 모두 한국 선수로서는 처음 종목별 결선에 올랐으나 각각 7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 수차례 국제 대회에 나서며 경험을 쌓은 손연재도 '세계의 벽' 앞에서는 긴장했는지 연기 내내 실수를 연발해 아쉬움을 남겼다.

후프 종목에서는 루틴 초반에 후프를 놓치는 실수를 한차례 저질렀고, 볼 종목에서는 허공에 던졌던 볼을 다리로 누르며 받는 동작에서 볼이 굴러가 1.7점 이상의 많은 점수를 잃었다.

손연재는 앞서 예선에서도 몸이 덜 풀린 듯 볼 종목 연기를 펼치다 애티튜드에서 퐁쉐로 이어지는 복합 회전 난도에서 퐁쉐를 끝까지 돌지 못했다.

시즌 초 수구를 놓치는 실수를 종종 하던 손연재는 7월 카잔 하계유니버시아드 때 후프를 다리로 받는 동작에서 후프가 튕겨져나가는 실수를 저지른 후 이달 중순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에서는 실수하지 않았다.

꾸준한 반복 훈련과 고된 체력 훈련을 통해 여러 종목에 걸쳐 나오던 자잘한 실수들을 최소화했고, 완성도를 끌어올려 마침내 월드컵 18점대 고지를 밟았다.

리듬체조는 난도 부문(D)과 실시 부문(E)에 각각 10점이 배정돼 20점이 만점이다.

점프, 밸런스, 피봇 등 신체 동작과 수구 동작의 기술적인 부분을 평가하는 난도는 동작마다 점수가 정해져 있어 선수들이 낸 난도표를 보며 정확하게 구사하는지에 따라 점수가 매겨진다.

선수들은 주로 9점 후반대, 혹은 10점짜리 난도표를 난도 심판에게 제출하고 이에 맞는 연기를 펼치도록 노력한다.

연기의 표현력, 음악과 안무의 조화, 독창성 등을 보는 실시(E) 부문은 10점에서 시작해 선수가 실수하면 감점해가는 방식으로 채점한다.

손연재는 볼 종목에서 수구를 놓침으로써 난도에서 1점 이상을 잃고 실시에서도 기술적 결점에서 0.7점, 예술적 결점에서 일정 부분의 점수를 잃었다.

한 번의 실수로 양쪽에서 점수가 깎여 순위가 몇 계단 내려간 것이다.

올 시즌부터는 예술 부문과 실시 부문이 실시 부문(E)으로 통합됐기 때문에 '표현력의 교과서'라 불리며 예술에서 많은 점수를 버는 손연재도 실수를 한다면 예술 점수까지 깎일 수 있어 실수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선수별로 심판에게 제출하는 난도표의 점수는 9점 후반 혹은 10점으로 비슷하니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동작의 정확도를 끌어올려 감점을 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김주영 대표팀 코치는 "(손)연재가 연기하는 것을 보니 긴장하는 것이 느껴졌다"며 "지금까지 봤을 때도 연재가 긴장하면 수구를 던졌다가 받는 동작에서 실수하던데 이번에도 볼에서 그런 실수가 나왔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코치는 "러시아를 비롯, 동유럽권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훈련 중에 여러 나라를 옮겨다니며 대회를 뛰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데 우리나라 선수들은 아직 그런 경험이 부족하다"며 "연재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에 나섰다가 다시 모스크바에 들어갔다가 우크라이나로 와서 대회를 뛰는 과정에서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부담이 컸던 듯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