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싱 게임을 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수비수다.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김대길 KBS N 해설위원), "위치선정이 좋고 실수가 적을 뿐 아니라 패스에도 능한 만큼 경쟁력이 있다."(박문성 SBS 해설위원)

축구 전문가들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 이적을 추진하는 홍정호(제주)가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제주 구단은 29일 홍정호가 아우크스부르크의 메디컬테스트를 받기 위해 이날 오전 출국했다고 밝혔다.

K리그 출신 수비수가 독일 분데스리가로 곧장 진출하게 된 것은 2001년 심재원(당시 부산) 이후 12년 만이다.

그동안 해외리그는 공격수 위주로 진출했던 상황에서 홍정호의 이적 추진은 팬들의 눈길을 끌 만하다.

특히 유럽 선수들보다 신체적 조건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몸싸움이 심한 수비수 자리는 아시아권 선수에게는 낯선 영역처럼 여겨져서다.

하지만 최근 세계 축구의 추세에서 수비수에게 강한 피지컬뿐만 아니라 패싱과 득점 능력까지 요구되면서 수비수의 역할도 단순한 방어의 개념에서 공격의 시발점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홍정호는 비록 키 188㎝에 몸무게 77㎏으로 뛰어난 체격 조건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수비력-공격력-패싱력을 겸비한 만큼 경쟁에서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그동안 분데스리가에서는 아시아 출신 선수를 수비수로 영입하는 데 부정적인 생각이 퍼져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홍정호의 경우 아우크스부르크가 충분히 비디오 자료를 검토해 능력을 파악한 뒤 경쟁력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홍정호의 장점은 뛰어난 위치 선정과 함께 실수가 적다는 것"이라며 "체격 조건이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팀 내 조합을 잘 맞추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 역시 홍정호의 수비와 패싱 능력을 보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위원은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를 영입한다는 것은 충분한 검토를 마쳤다는 얘기"라며 "홍정호는 국내에서 패싱 게임을 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수비수로 공격 가담도 매끄럽고 득점력도 갖췄다"고 칭찬했다.

이어 "중동에 진출하는 것보다 유럽 무대에서 뛰는 게 향후 대표팀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아우크스부르크가 상위권 팀이 아닌 만큼 충분히 선발로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들은 홍정호의 연착륙 전제 조건으로 동료와의 소통을 꼽았다.

박 위원은 "수비수인 만큼 동료와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언어와 문화에 빨리 적응하는 게 필요하다.

홍정호는 그동안 해외 진출을 겨냥해 영어 공부를 해 와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도 "언어 소통에 실패, 좋지 않은 결과를 낸 선수들의 사례도 있었다"며 "동료 선수들과 빨리 친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