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2)이 8년 만에 복귀전을 치른 네덜란드 프로축구 에인트호번이 이탈리아의 강호 AC밀란과 무승부를 거두며 선전했다.

에인트호번은 21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AC밀란과의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박지성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후반 23분 교체아웃될 때까지 68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후반 동점골의 발판을 마련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68분 동안 박지성이 뛴 거리는 무려 8천810m에 달했다.

'산소탱크'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준 것.
중앙은 물론 때로는 최전방까지 올라가는 전성기 시절의 활동량을 보이며 팀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전반 1분 최전방 공격수 팀 마타우쉬의 오른발 슈팅을 시작으로 공격의 포문을 연 에인트호번은 7분 뒤 박지성의 감각적인 힐패스에 이은 중거리포로 AC밀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후방에서 땅볼 패스가 들어오자 문전으로 쇄도하던 박지성이 감각적인 힐 패스로 2선에서 침투하던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에게 노마크 찬스를 안겼다.

바이날둠은 논스톱으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초반 공세를 이어가던 에인트호번은 전반 14분 AC밀란의 스테판 엘 샤라위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으며 전세가 역전됐다.

후방에서 한 번에 넘어온 패스를 에인트호번의 왼쪽 풀백 조슈아 브레넷이 끊어내지 못했고, 중앙수비수들이 당황한 사이 엘 샤라위가 뒤이어 날라온 크로스에 머리를 갖다 대 선제골을 뽑았다.

이후 마리오 발로텔리 등을 앞세운 AC밀란의 공세에 끌려다니던 에인트호번의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의 불씨를 살린 것은 박지성의 발끝이었다.

박지성은 후반 15분 역습 상황에서 상대팀 선수들이 후방 깊숙이 포진해 중원이 비자 후방에 있던 수비수 제프리 브루마에게 공을 넘겼다.

브루마는 박지성의 의중을 읽었다는 듯이 곧바로 중거리포를 날렸고, 갑작스러운 슈팅에 골키퍼는 공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마타우쉬가 튀어오른 공을 향해 머리를 갖다 대 천금같은 동점골을 넣었다.

어느덧 '베테랑'으로 성장한 박지성의 순간 판단 능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박지성은 후반 23분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플로리안 요제프준과 교체됐다.

에인트호번과 AC밀란의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은 28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경기장에서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