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서 보니 하비 공 빨라"…"범가너 공이 젤 어려워"

괴물 투수의 대결로 관심을 끈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맷 하비(24)에게 판정승을 거둔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1회 점수를 준 뒤 추가 실점을 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집중력 있게 던졌다"고 승리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메츠와의 경기에서 7이닝을 1실점으로 버텨 시즌 12승째를 따낸 뒤 기자회견에서 "이겨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다른 경기 때처럼 똑같이 던지되 조금 더 집중력을 발휘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지 한인 방송인 라디오코리아가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류현진은 하비와의 선발 대결이라고 해서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하비와 직접 대결하는 것이 아닌 이상 평소보다 더 열심히 던진 것은 아니다"라며 "홈런을 맞은 뒤 더는 실점하지 않은 것이 이기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짚었다.

올해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등판한 하비를 필두로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등 올 시즌 5명의 올스타 투수와 선발로 차례로 맞붙은 류현진은 "뛰어난 투수들을 내가 평가할 수 없다"면서도 "타자의 처지에서 볼 때 범가너의 공이 가장 공략하기 어려웠다"고 소개했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12승 3패를 기록해 나란히 똑같이 승패를 올린 맷 레이토스(신시내티), 패트릭 코빈(애리조나)과 더불어 내셔널리그 승률 1위(0.800)로 올라섰다.

그는 "(승률 1위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시즌 중이라 신경 쓰지 않고 늘 팀이 이렇게 이길 수 있도록 좋은 투구를 보이는 게 내 몫"이라고 앞으로 경기에서도 호투를 다짐했다.

시속 160㎞에 육박하는 하비의 빠른 볼을 타석에서 체험한 류현진은 "정말 빨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현진은 이날 삼진 1개 포함 2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그는 직전 등판이던 9일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서도 160㎞ 총알 투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와 상대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류현진은 "하비와 마르티네스 모두 볼이 빨라 비슷했다"며 "누가 더 좋고 나쁘고를 떠나 워낙 빨라서 못 쳤다"고 말했다.

경기 초반보다 구속이 빨라진 이유에 대해 류현진은 "한국에서도 초반보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공의 구속이 빨라졌다"며 "포수 A.J 엘리스의 사인에 따라 공을 던졌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의 등판 때마다 타율 0.400에 가까운 불꽃타를 휘두르는 안방마님 엘리스를 향해 "감사할 따름이고 앞으로도 더 많이 쳐주면 좋겠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