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3-5로 뒤진 6회초 타석 때 교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의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최악의 투구로 8승 사냥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홈런을 포함한 7피안타로 5실점하고 다저스가 3-5로 뒤진 6회초 타석에서 대타 칼 크로퍼드로 교체됐다.

이로써 앞선 17차례 등판에서 7승 3패를 기록한 류현진의 시즌 8승 도전은 무산됐다.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8경기에서 끝났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82에서 3.09로 높아졌다.

한 경기 5실점은 4월 2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6이닝 5실점)에 이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다 실점 타이기록이다.

류현진은 이날 100개의 공을 던졌고 이 중 66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평소와 비슷한 시속 93마일(약 150㎞)에 이르렀지만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전했다.

류현진은 1회 첫 타자 A.J.폴록에게 체인지업-커브-슬라이더를 차례로 던져 공 세 개로 루킹 삼진을 잡아내며 산뜻하게 첫 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이어 애런 힐에게 2볼-1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45㎞짜리 투심패스트볼을 한복판에 던졌다가 좌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고 선제점을 내줬다.

이후 제구가 흔들리면서 폴 골드슈미트와 마르틴 프라도에게 볼넷을 허용, 2사 1,2루에 처했지만 윌 니에베스를 2루 땅볼로 처리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다저스는 바로 2회초 1사 후 앤드리 이시어와 스콧 밴 슬라이크가 애리조나 좌완 선발 타일러 스캐그스에게서 연속안타를 쳐 1,3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닉 푼토가 뜬 공으로 2루수에게 잡혔고, 앞선 애리조나와의 두 경기에서 4타수 4안타를 때린 류현진은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 점수를 내지 못했다.

류현진은 2회말 투수 스캐그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삼자범퇴로 끝내며 안정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3회 첫 타자 폴록에게 1볼-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맞고 나서 힐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빼앗겼다.

다저스 타선은 4회 볼넷과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 찬스를 맞았다.

이어 밴 슬라이크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만회점을 뽑고 1사 1,3루로 기회를 이어갔다.

하지만 다시 푼토가 우익수 뜬 공으로 아웃되고, 류현진의 타구는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류현진은 4회 프라도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다저스가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발판을 놓았다.

다저스 타선은 마침내 5회 두 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하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첫 타자 마크 엘리스가 투수와 1루 사이 내야안타로 포문을 연 뒤 푸이그의 좌전안타, 곤살레스의 1루 땅볼로 1사 2,3루를 만들자 핸리 라미레스가 가운데 펜스 밑부분에 떨어지는 큼지막한 2루타로 주자 둘을 모두 불러들였다.

다저스는 이후 연속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며 스캐그스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하지만 밴 슬라이크가 바뀐 투수 윌 해리스를 상대로 유격수 앞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더는 달아나지 못했다.

류현진은 이날 처음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지만 5회말 결국 무너졌다.

1사 후 폴록과 힐을 연속 안타로 출루시킨 뒤 골드슈미트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맞아 다시 3-4로 뒤집혔다.

코디 로스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지만 마르틴 프라도에게 다시 좌전 적시타를 맞아 1점을 더 내줬다.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서울연합뉴스) 김재현 특파원 배진남 기자 jahn@yna.co.kr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