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전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나서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전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나서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 전 올림픽 축구팀 감독(44)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축구 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4일 경기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기술위원회가 추천한 4명의 후보 가운데 홍 감독을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확정했다. 홍 감독의 계약 기간은 2년이다.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은 “그동안 많은 외국인 지도자들이 대표팀을 맡았지만 단발성으로 끝났다. 이제는 그럴 때가 아니다.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국내 지도자가 맡는 게 맞고 홍 감독이 적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충분치 않을 수도 있지만 홍 감독과 충분히 교감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이번 계약으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지휘한 뒤 사실상 2015년 1월 호주 아시안컵 때까지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귀국한 홍 감독은 “지금부터 대한민국 축구는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축구의 사령탑이 된 것은 영광”이라며 “어려운 시기인 만큼 사명감을 갖고 국민 여러분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25일 파주NFC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팀 운영에 대한 청사진을 밝힐 예정이다. 축구협회는 지난 19일 기술위원회를 통해 홍 감독을 포함한 4명의 후보군을 압축한 후 결국 홍 감독을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결정했다.

‘영원한 리베로’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홍 감독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네 차례 월드컵에 출전한 대표 수비수다. 한·일 월드컵에선 대표팀 주장이자 중앙 수비수로 한국의 4강 진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홍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아드보카트호(號)’ 코치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감독 데뷔전인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이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U-23 대표팀을 이끌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을 따내며 ‘차세대 지도자’로 인정받았다.

홍 감독은 축구협회의 설득 끝에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의 꿈을 달성할 지도자로 나서게 됐다. 홍 감독은 내달 20일 개막하는 동아시아연맹(EAFF) 선수권대회부터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