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인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5승)을 세운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다음 주 US여자오픈을 앞두고 자신감을 얻었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24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나클 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과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한 박인비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근 2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고 다음 주 대회에서도 계속 상승세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이번 시즌 5승을 따내 박세리(36·KDB금융그룹)가 2001년과 2002년에 세운 시즌 5승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또 US여자오픈에서 시즌 메이저 3승에 도전하며 한국 선수 한 시즌 메이저 최다승 기록도 새로 쓸 태세다.

특히 박인비가 US여자오픈마저 석권하면 LPGA 투어 사상 두 번째로 시즌 개막 후 메이저 3개 대회를 연달아 휩쓰는 선수가 된다.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가 당시 메이저 대회로 열린 타이틀홀더스 챔피언십, 웨스턴 여자오픈, US여자오픈을 연달아 우승한 예가 있다.

하지만 박인비는 "들뜨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최근 2개 대회에서 우승했기 때문에 빨리 그런 기분을 가라앉히고 코스에 집중해야 한다"며 "LPGA 투어 사상 몇 번째라거나 누구의 기록을 깬다거나 하는 말들에는 신경을 쓰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주 하듯이 골프를 즐기면서 칠뿐"이라고 메이저 대회를 앞둔 각오를 밝혔다.

이번 대회 우승 요인으로는 장기인 퍼트를 꼽았다.

박인비는 "사흘 내내 퍼트가 잘 됐다"며 "5월 말까지는 퍼트 때문에 다소 고전했지만 이달 초부터 퍼트에 다소 변화를 준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또 "부모님이 대회장에 오셔서 응원해주셨는데 좋은 선물을 드리게 돼 기쁘다"고도 전했다.

개인 통산 8승을 거뒀지만 마지막 라운드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하다고 그는 털어놨다.

박인비는 "그런 부담은 아마 내가 몇 승을 거두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다만 조금 더 재미있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까지 우승 기회가 많았지만 여러 차례 놓쳤다"고 회상하며 "올해는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날처럼 챔피언 조가 아닌 것이 부담이 적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올해도 몇 번 챔피언 조가 아닌 상황에서 우승했다"며 "실제로 챔피언 조에 들어가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동 4위에 오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6)는 "오늘 보기가 없는 경기를 한 것은 만족하지만 몇 차례 퍼트가 짧았던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우승 점수보다 2타를 더 친 리디아 고는 "다음 주 US오픈을 앞두고 비교적 좋은 경기를 해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