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홈런왕' 이승엽(37·삼성 라이온즈)이 국내 프로 통산 최다 홈런(352개)을 치자 인천 문학구장은 일시에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이승엽은 2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즈와의 방문 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1-1이던 3회 1사 1,3루에서 SK 선발 투수 윤희상의 5구째 직구를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겼다.

이승엽이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은 다소 조용했다.

관중들은 여전히 '홈런'을 연호하기는 했지만 이승엽이 첫 타석에서 1루수 땅볼로 물러난 후라 어느 정도 흥분을 가라앉힌 상황이었다.

볼 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이승엽이 4구를 파울로 커트하자 관중석에서는 짧은 탄식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승엽이 윤희상의 5구째 직구를 밀어친 타구가 좌측 펜스를 향해 날아가자 관중들의 시선은 하나같이 타구를 쫓았다.

SK 좌익수 박재상의 글러브에 잡힐 것처럼 보여 주자나 이승엽 모두 잠시 멈칫했고, 관중들도 숨을 죽였다.

그러나 타구는 그대로 펜스를 넘어가 비거리 120m짜리 홈런으로 기록됐다.

국내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의 타이틀이 양준혁(은퇴)에게서 이승엽으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이승엽의 홈런이 터지자 문학구장의 좌측 전광판에는 신기록 수립을 축하하는 '352'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찍혔다.

이날 경기장에는 외야석 곳곳에 잠자리채가 자리잡은 가운데 홈·원정 팬 가리지 않고 모두 대기록을 환호와 박수로 축하했다.

이승엽은 3회 이닝 종료 후 김인 삼성 라이온즈 사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는 등 더그아웃 앞에서 동료의 축하를 받았다.

꽃다발을 전해받은 이승엽은 모자를 벗어들고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미소로 화답했다.

(인천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