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괴물 투수' 류현진(26)이 다시 한 번 빼어난 타격으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혼쭐냈다.

류현진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계속된 애리조나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안타 11개를 맞고 볼넷 2개를 던지는 등 3실점(3자책점),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 번째 투수 크리스 위스로가 추가 실점해 시즌 7승째는 날아갔지만 방망이만큼은 날카롭게 세웠다.

4회 4타자 연속 안타를 맞아 3점을 내주며 흔들린 류현진은 타석에서 집중력을 살렸다.

9번 타자로 나선 류현진은 3회 첫 타석에서 희생 번트를 친 후 5회 메이저리그 데뷔 첫 3루타를 치고 타점과 득점 하나씩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1-3으로 뒤지던 5회 2사 2루에서 시즌 무패(9승) 행진을 이어가는 애리조나의 왼손 선발 투수 패트릭 코빈의 시속 150㎞짜리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우전 3루타를 만들었다.

단타로 그칠 뻔했으나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하려던 상대 우익수 헤라르도 파라가 공을 놓쳐 뒤로 흘리면서 류현진은 3루까지 안착했다.

글러브를 맞지 않았다고 판단한 공식 기록원은 이를 3루타로 기록했다.

류현진은 후속 타자 닉 푼토의 중전 적시타로 홈을 밟아 3-3 동점을 완성했다.

전날까지 올 시즌 내셔널리그에서 3루타를 친 투수는 트레버 케이힐(애리조나), 카일 캔드릭(필라델피아), 마이크 리크(신시내티) 등 3명밖에 없었다.

또 한국인 투수 가운데 3루타를 친 것은 박찬호 이후 류현진이 두 번째다.

박찬호는 다저스에서 뛰던 1998년 4월 13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메이저리그 유일한 3루타를 쳤다.

류현진이 타석에서 더 빛을 발한 것은 이날만이 아니다.

종전 맞대결이던 4월 14일에도 류현진은 3타수 3안타를 쳐 애리조나 마운드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당시 애리조나 선발 투수 이언 케네디를 상대로 첫 타석에서 우측 펜스까지 날아가는 큼지막한 안타를 때렸다.

이후 안타 2개를 더 쳤고, 마지막에는 홈까지 밟아 데뷔 첫 득점을 쌓기도 했다.

당시 맹타로 류현진은 다저스에서 2009년 8월16일 랜디 울프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 3안타를 친 투수로 이름을 올렸고, 1999년 카를로스 페레스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3타수 3안타를 때렸다.

한국인 투수 가운데 3안타를 때린 것도 은퇴한 박찬호 이후 두 번째였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