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여자대학농구 브리트니 그리너(23)라는 선수는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설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댈러스 매버릭스의 마크 큐반 구단주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그리너를 뽑을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과연 여자 선수가 남자 농구에서도 최고의 무대인 NBA에서 뛸 수 있느냐를 놓고 미국 스포츠계에서 논쟁이 일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14일(한국시간)이 스포츠계에서 성 대결이 이뤄진 지 40주년이 되는 날이라며 지금까지 스포츠계에 주요 '성 대결' 사례를 정리했다.

1973년 이날 보비 리그스라는 남자 선수가 그랜드 슬램 대회 여자 단식에서 24차례나 우승한 마거릿 코트를 2-0(6-2 6-1)으로 물리쳤다는 것이다.

리그스 역시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6차례 우승한 선수였지만 이 성 대결이 이뤄질 당시 나이는 55세였다.

코트는 31세일 때였다.

ESPN은 "이 경기는 스포츠에서 여성 해방 운동의 시발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평가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역시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을 12차례나 제패한 빌리 진 킹이 리그스를 3-0(6-4 6-3 6-3)으로 제압해 성 대결에서 승리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후 다양한 종목에서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와 실력을 겨루는 '성 대결'이 펼쳐졌다.

1977년에는 재닛 거스리라는 여자 선수가 미국 자동차 경주대회인 인디500에 처음 출전해 남자 선수들과 경쟁했다.

1979년에는 앤 미어스라는 선수가 NBA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1년 계약을 맺기도 했다.

1984년에는 빅토리아 로시라는 벨기에 출신 소녀가 유소년 야구 경기인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 출전했다.

1993년 마농 레이움이라는 캐나다 여자 선수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진출해 시범 경기에 두 차례 출전했다.

또 1997년 일라 보더스는 세인트 폴 세인츠라는 마이너리그 야구팀에서 활약했고 2001년 미국프로풋볼(NFL) 잭슨빌에서는 애슐리 마틴이 뛴 기록이 있다.

사실 1945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라는 미국 골프 선수가 남자 대회인 LA오픈에 출전한 사례가 테니스의 성 대결보다 앞서 있었다.

하지만 ESPN은 골프라는 종목의 특성상 남자 선수와 직접 대결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테니스 성 대결 40주년을 특별히 조명한 것으로 보인다.

골프에서는 최근에도 안니카 소렌스탐, 위성미 등이 남자 대회에 출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해는 대니카 패트릭이라는 자동차 경주 드라이버가 미국 대회인 나스카에서 남자 선수들과 스피드 경쟁을 벌이는 것이 대표적인 '성 대결' 사례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