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검 "4대 프로스포츠 현역감독 가담 첫 사례"
6강확정후 4경기'1승3패'…선수 가담 정황 발견안돼

프로농구 승부조작에 가담한 이른바 '전주'(錢主)와 브로커, 감독 등 4명이 기소됐다.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현역 감독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정부지검 형사5부(유혁 부장검사)는 29일 돈을 받고 프로농구 경기의 승부를 조작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원주 동부 강동희(47) 전 감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승부조작 대가로 강 전 감독에게 돈을 준 혐의(상습도박 등)로 브로커 최모(37)씨와 전 프로야구 선수 조모(39)씨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

브로커를 통해 강 전 감독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전주 김모(33) 씨도 기소했다.

◇ 강 前감독 승부조작 대가 4천700만원 수수 혐의
강 전 감독은 2011년 2월 26일과 3월 11·13·19일 등 4경기의 승부를 조작하는 대가로 경기당 700만~1천500만원을 받는 등 총 4천7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와 조씨는 이 시기 강 전 감독에게 승부조작을 제의한 뒤 김씨의 돈을 전달하고 불법 스포츠토토에 수십 차례 베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브로커를 통해 강 전 감독에게 돈을 전달하는 등 이번 프로농구 승부조작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2010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이미 징역 2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조사결과 김씨는 강 전 감독과 10년 넘게 친분이 있는 브로커 최씨를 통해 접근, 승부조작을 제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최씨와 조씨는 출전 선수 명단을 미리 알아낸 뒤 불법 스포츠토토에 집중적으로 베팅해 거액을 챙긴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강 전 감독은 최씨와의 친분, 유동자금 부족, 정규리그 4위 확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검찰은 전했다.

황인규 의정부지검 차장검사는 "강 전 감독이 4경기 중 1경기(2011년 2월26일)만 승부조작을 시인했다"며 "나머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왜 돈을 받았는지는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 강 前감독 단독 조작…정규리그 4위 확정후 집중
검찰은 2011년 2~3월 4경기에서 강 전 감독이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경기 동영상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2월 26일 경기는 강 전 감독이 지휘했던 원주 동부가 6강을 확정 지은 이후 열렸다.

1쿼터에서 승부조작이 시도됐지만 동부가 상대팀을 20대 15로 이겼다.

원주 동부는 3월 8일 정규리그 4위를 확정했고 강 전 감독은 이후 3경기를 져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3월 11일 경기는 원주 동부의 예상 승률이 70%에 달했는데도 상대팀에 72대 93으로 대패했다.

강 전 감독은 그동안 스타팅멤버로 출전한 적이 거의 없는 후보 선수 3명을 한꺼번에 출전시켰다.

3월 13일 경기에서도 원주 동부는 상대팀에 67대 87로 졌다.

이 팀과의 이전 경기에서 2패를 할 때 8점 이내로 졌으나 이 경기에서는 20점 차이로 대패했다.

이후 경기도 마찬가지다.

통상 스타팅 멤버는 경기 1시간 전에 정한다.

강 전 감독은 4경기에 스타팅멤버로 출전한 적이 거의 없는 후보선수들을 투입하는 수법으로 승부를 조작하고 경기 1~2일 전 최씨와 조씨에게 알려줬다고 검찰은 전했다.

또 최씨와 조씨가 정보를 미리 알고 불법 스포츠토토에 베팅해 거액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강 전 감독이 선수들에게 승부조작을 지시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권숙희 기자 kyoon@yna.co.krsu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