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서 3-0 승리…대회 MVP에 2루수 로빈슨 카노

도미니카공화국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사상 첫 전승 우승의 위업을 이루고 세계야구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도미니카공화국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열린 푸에르토리코와의 2013 WBC 결승에서 1회 터진 에드윈 엔카르나시온(토론토)의 2타점 2루타와 상대 타선을 3안타로 틀어막은 철벽 마운드를 앞세워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도미니카공화국은 2006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게다가 대회 1라운드부터 결승까지 8경기를 모두 이겨 사상 첫 전승 우승이라는 새 역사까지 썼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라운드부터 1위로만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고 우승까지 차지, 우승상금 1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340만달러(약 38억원)의 부수입도 챙겼다.

대회 총상금은 1천400만 달러(약 156억원)다.

대회 최우수선수에는 도미니카공화국의 주전 2루수인 로빈슨 카노(뉴욕 양키스)가 선정됐다.

2006·2009년 대회에서 모두 2라운드(8강)에 머문 푸에르토리코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4강에 진출, 3회 연속 우승을 노린 일본까지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지만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푸에르토리코는 여섯 차례나 선두 타자가 살아나갔으나 단 한 번도 홈을 밟지 못하고 무득점으로 패했다.

이미 1라운드와 2라운드(8강) 2조 승자 대결에서 푸에르토리코와 맞붙어 모두 이긴 도미니카공화국은 빗줄기가 굵어졌다가 가늘어졌다 하는 가운데에서 치러진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웃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미국프로야구 미네소타 트윈스 마이너리그팀에서 뛰는 사무엘 데두노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푸에르토리코는 일본에서 활약하는 잔카를로 알바라도(요코하마)를 먼저 마운드에 올렸다.

도미니카공화국이 1회말 첫 공격에서 균형을 깼다.

선두 타자 호세 레예스(토론토)가 우측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에릭 아이바(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희생번트, 카노의 고의4구로 1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엔카르나시온이 중견수 쪽 2루타를 터트려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푸에르토리코는 2회 바로 알바라도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히람 부르고스(밀워키)를 올려 분위기를 바꾸려 했다.

푸에르토리코는 4회초 카를로스 벨트란(세인트루이스)이 볼넷을 골라 살아나갔지만 야디에르 몰리나(세인트루이스)가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5회초 볼넷과 폭투로 맞은 무사 2루 찬스도 후속타 불발로 무산시켰다.

도미니카공화국은 5회말 2사 2루에서 아이바의 우익수 쪽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푸에르토리코로서는 1사 1루에서 레예스의 내야 땅볼 때 2루수 카를로스 리베라가 1루 주자를 먼저 잡을 수 있었음에도 타자 주자만 아웃시킨 게 뼈아팠다.

도미니카공화국은 데두노가 5회까지 삼진 5개를 곁들여 2안타 볼넷 셋으로 실점 없이 막아낸 뒤 6회부터는 옥타비오 도텔(디트로이트)이 이어 던지게 했다.

도텔은 7회 선두타자 마이크 아빌레스(클리블랜드)에게 중전안타, 알렉스 리오스(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 위기에 몰린 뒤 물러났다.

하지만 구원 등판한 페드로 스트롭(볼티모어)이 리베라와 대타 페드로 발데스를 잇달아 삼진으로 솎아낸 뒤 헤수스 펠리시아노를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 큰불을 껐다.

이후 산티아고 카시야(샌프란시스코), 페르난도 로드니(탬파베이)가 1이닝씩 나눠 던지면서 승리를 지켜냈다.

로드니는 이번 대회에서 8경기에 모두 등판, 역대 대회 최다인 7세이브를 올리며 도미니카공화국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토니 페냐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 감독은 우승 후 대회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곳에 온 단 한 가지 이유는 나라를 대표해 우승하고 돌아가는 것이었다"면서 "우리는 해냈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유격수 레예스도 "이번 우승은 도미니카공화국 전체의 것"이라면서 "우리는 우승을 간절히 원하면서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