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는 간단한 그립 교정만으로도 의외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대수롭지 않아 보이지만 그립만으로 체중이동과 슬라이스를 교정하고 장타를 낼 수도 있다.

◆가볍게 잡아야 체중이동 잘된다

미국 골프매거진 선정 100대 교습가인 짐 서티 박사는 그립의 악력을 가볍게 하면 유연한 스윙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한다. 그는 “그립 악력을 강하게 가져갈수록 제어력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립을 강하게 잡을수록 샷이 더 나빠진다”며 “그립을 가볍게 잡아야 좀 더 쉽게 몸을 뒤로 틀 수 있고 스윙 스피드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체중이동이 안 되는 문제점을 그립으로 해결한다. 체중이동을 하는 도중에 볼을 쳐내야 한다는 의식을 하게 되면 전혀 예상치 못한 동작이 발생한다. 볼을 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하다 보니 몸을 틀지 않고 어드레스 때의 정지된 자세에 그대로 머물게 된다는 것. 그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그립을 가볍게 잡아서 팔과 손의 긴장을 제거하면 볼을 맞히는 데 급급한 태도 대신 자동적으로 클럽을 매끄럽게 휘두르는 스윙 중심의 태도를 갖게 된다”며 “1부터 10까지 나누었을 경우 일반적인 그립 악력이 9 정도라면 6이나 7로 떨어뜨려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를 위한 연습법으로 수건으로 그립을 감싼 뒤 샷을 해보라고 권했다.(사진1) “굵고 푹신한 그립은 양손을 완벽하게 부드럽게 해줍니다. 이런 상태로 클럽을 잡고 스윙하면 경직된 동작이 제거되고 즉각적으로 체중이동을 쉽게 할 수 있게 됩니다. 스윙도 유연해지면서 강력한 파워를 얻을 수 있지요.”

◆그립으로 슬라이스 교정

골프매거진 선정 100대 교습가인 로드 리덴버그는 “항상 슬라이스가 나는 골퍼들은 클럽을 잡을 때 (오른손잡이의 경우)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그립을 감싸지 말고 (사진2)처럼 똑바로 펴서 스윙을 해보라”고 추천했다. 슬라이스를 내는 골퍼는 백스윙의 최종단계인 톱 자세가 붕괴될 때가 많다고 한다. 리덴버그는 “백스윙 톱의 붕괴는 그립이 오버스윙이나 톱에서 오른손목이 꺾이는 것을 막아줄 정도로 확고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며 “손가락 그립으로 톱 자세를 정확히 취하면 정확한 타격이 가능해져 슬라이스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타 원하면 왼손 엄지를 뻗어라

드라이버샷 거리가 짧은 원인 중에 잘못된 그립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100대 교습가 브라이언 모그는 지적한다. 모그는 “골퍼들은 스윙할 때 클럽을 정확히 제어하기 위해 (사진3)처럼 ‘짧은 엄지’ 그립을 한다”며 “이런 그립은 손목의 유연성을 떨어뜨려 백스윙의 톱 단계에서 스윙 길이를 축소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파워 잠재력을 최대화하려면 백스윙 톱에서 손목을 더 많이 꺾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이를 위해 (사진4)처럼 ‘엄지를 길게 뻗어주는 그립’으로 바꿔야 한다고 가르친다. “정상적인 그립을 한 뒤 왼손 엄지를 뻗어주면 처음에는 어색하고 생소하지만 백스윙 톱에서 스윙이 매우 유연하고 부드럽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손목을 더 많이 꺾을 수 있고 강력한 티샷을 할 수 있게 되지요.”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