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관중의 인종차별 행각이 불거져 빈축을 사고 있다.

안드레 비야스-보아스 토트넘(잉글랜드) 감독은 15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주세페 메아차 경기장에서 열린 인터 밀란(이탈리아)과의 16강 2차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원숭이 소리가 뚜렷하게 들렸다"고 말했다.

비야스-보아스 감독은 "우리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지만 그런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은 관중의 원숭이 소리가 아프리카 토고에서 온 토트넘의 골잡이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를 겨냥한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밀란 관중은 공기를 주입하는 바나나 모형을 가져와 경기 중에 아데바요르에게 보이기도 했다.

토트넘은 관중의 인종차별 응원을 방관한 인터 밀란을 상급단체인 UEFA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터 밀란은 3주 전 AC밀란과의 리그 경기에서도 인종차별 응원을 펼쳤다가 제재를 받았다.

당시에는 벌금 5만 유로(약 7천200만원)에 그쳤지만 재발을 방지하라는 특별한 경고가 있었기에 이번에는 중징계가 예상된다.

토트넘은 아데바요르가 연장전에 골을 터뜨려 인터 밀란을 합계 4-4,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따돌리고 8강에 진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을 엄하게 다스리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다.

이 단체는 전 세계로 번져가는 축구장 인종차별을 근절하려고 최근 특별대책반을 꾸리기도 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인종차별의 제재 수위를 승점 삭감, 리그 강등, 월드컵 출전권 박탈 등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