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기권하면서 지금까지 황당한 이유를 대며 경기를 포기한 선수들의 사례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매킬로이가 이번 기권 사유를 '사랑니 통증'으로 든 가운데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 다이제스트는 3일 타이거 우즈(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기권 사례를 모아 정리했다.

먼저 가르시아는 1999년 세인트 주드 클래식에서 눈 위에 난 종양을 치료한다는 이유로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가르시아는 대회 첫날 오전 9시30분에 왼쪽 눈 위에 난 종양을 없애러 병원으로 향했다.

원래 계획은 치료를 마치고 1라운드를 시작한다는 것이었지만 부기가 빠지지 않아 기권이 불가피해졌다.

당시 19살이었던 가르시아의 눈 위 종양은 악성 여드름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짐 퓨릭(미국)은 바클레이스 대회와 악연이 있다.

그는 2006년 이 대회를 앞두고 양치질을 하다가 어깨를 다쳐 기권했고 2010년 같은 대회에서는 늦잠을 자다가 프로암 대회 경기 시간을 놓쳐 실격당했다.

2010년 퓨릭의 사례 때문에 PGA 투어는 이후 '프로암에 지각하더라도 추가로 대회 후원자들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면 본 대회 출전 자격을 준다'고 규정을 바꿨다.

그런가 하면 우즈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최근 연달아 기권했다.

우즈는 2010년 5월 이 대회 4라운드 도중 목 통증을 이유로 기권했다.

당시 우즈는 2009년 11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자택 인근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낸 뒤 여성 편력이 불거지는 바람에 힘들어할 때였다.

4월 마스터스를 복귀전으로 삼아 필드로 돌아온 우즈는 그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복귀 후 세 번째 대회였다.

우즈는 2011년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도 1라운드 9개 홀을 치르는 동안 6타를 잃고 기권했다.

당시 기권 사유는 무릎 및 아킬레스건 통증이었다.

필 미켈슨(미국)은 지난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정신적 피로함을 이유로 1라운드 79타를 친 이후 기권했다.

당시 미켈슨은 지나치게 많은 갤러리가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사진을 찍는 바람에 항의의 표시로 2라운드 출전을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악동'으로 유명한 존 댈리(미국)에 대해 골프 다이제스트는 '기권의 제왕'이라는 칭호를 부여했다.

골프 다이제스트는 "댈리는 어느 한 대회를 꼽을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가장 인상적인 기권은 2011년 11월 호주오픈에 출전해 11번 홀에서 7차례나 공을 워터해저드에 빠트리고 "남은 공이 없다"는 이유로 그대로 경기장을 떠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미교포 골프 선수 미셸 위도 2007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주최한 대회에서 중도 기권했다가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미셸 위는 1라운드에서 16번 홀까지 14오버파를 치고 손목 통증을 이유로 기권했다.

당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가입 전이었던 미셸 위는 '18번 홀까지 88타 이상을 친 비회원은 해당 시즌 투어 대회 출전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피하려고 기권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위성미는 "기권 이유는 분명히 왼쪽 손목 통증 때문이었다"며 "사실 16번 홀까지 치기도 어려워 10번 홀쯤에서 기권했어야 했을 정도"라고 해명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