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와 평창 동계올림픽을 향한 열정 잘 뿜었다"

21일 막을 내린 제94회 전국 동계체육대회에서는 스타들의 선전과 꿈나무들의 비상이 잘 어우러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대회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후 두 번째로 열리는 대회이자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기량을 점검하는 대회로 먼저 주목받았다.

비록 국제 대회와 회장 선거 등의 일정 때문에 대회의 절반가량이 사전 경기로 치러졌지만 선수들의 열정과 노력 덕분에 성공적으로 막을 내릴 수 있었다.

남자 알파인스키의 에이스 경성현(고려대)은 남자 대학부 슈퍼대회전과 대회전, 회전, 복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4관왕에 올랐다.

오스트리아 유학파인 경성현은 처음으로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등 지속적인 활약을 약속했다.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선수들은 이번 동계체전에서도 금빛 질주를 이어가 소치 올림픽을 향해 순항했다.

밴쿠버 올림픽 동갑내기 금메달리스트인 모태범(대한항공)과 이상화(서울시청)는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일반부에서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500m와 1,000m를 석권했다.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대한항공)은 처음으로 동계체전 빙속 부문에 출전해 1,500m, 10,000m 에서 정상에 올랐다.

동계체전에서 컨디션을 점검한 이들은 다음 달 월드컵 파이널과 종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선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밴쿠버 올림픽 2관왕 이정수(고양시청)도 쇼트트랙 남자 500m와 1,500m, 3,000m 계주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탔다.

크로스컨트리 여왕 이채원(경기도체육회)은 여자 일반부 클래식 10㎞, 프리 5㎞, 복합을 제패해 체전에서 개인통산 금메달을 51개까지 늘렸다.

남자 알파인 스키의 간판 정동현(경기도체육회)은 일반부로 올라온 올해 슈퍼 대회전과 회전, 복합에서 모두 1위를 하며 3관왕의 영예를 누렸다.

정동현이 일반부로 떠난 덕분에 경쟁 상대가 사라진 경성현은 대학부 4관왕과 동시에 최우수선수상(MVP)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는 밴쿠버 올림픽 때 한국 최초로 스노보드에 출전했던 김호준(한국체대)이 우승했다.

아이스하키 대학부 정상은 9년 연속 연세대학교가 가져갔다.

강원 평창이 유치한 2018년 올림픽을 빛낼 수 있는 꿈나무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올해 처음 여자 고등부에서 경기를 펼친 알파인스키의 꿈나무 김소희(상지대관령고)는 슈퍼 대회전, 회전, 복합에서 3관왕에 올랐고, 대회전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소희가 떠난 뒤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강영서(하단중)는 여자 중학부 슈퍼 대회전, 대회전, 회전, 복합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중학부이던 지난해 3관왕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던 여자 바이애슬론의 고은정(안성고)은 고등부에서 처음 경기를 뛴 올해도 스프린트 7.5㎞, 18㎞계주, 개인경기 12.5㎞에서 3관왕에 오르며 성공적으로 적응을 마쳤다.

크로스컨트리 남자 고등부에서는 조용진(황지고), 바이애슬론 남자 초등부에서는 김태동(세륜초)이 4관왕의 기쁨을 누렸다.

여자 초등부의 이현주(안성초)는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에 걸쳐 금메달 4개를 포함, 총 7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학부로 올라간 스피드스케이팅의 김민석(평촌중)과 크로스컨트리의 이의진(도암중)도 3관왕에 오르며 초등부에서 보여줬던 실력을 그대로 이어갔다.

스키 강국 노르웨이인을 아버지로 둔 혼혈 김마그너스(15·부산스키협회)도 크로스컨트리 남자 중학부에서 클래식 5㎞, 프리 10㎞, 복합 경기에서 정상에 올라 국내 첫 무대를 3관왕으로 장식했다.

국내 정상급 선수와 스피드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은 김마그너스는 클래식 5㎞에서는 1분 이상, 프리 10㎞에서는 40초 가량 2위 선수보다 앞서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케했다.

동계체전을 총괄한 김재원 대한체육회 경기운영 팀장은 올해 체전이 운영 면에서는 미흡한 점이 많았지만 선수들의 열정이 이를 상쇄하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김 팀장은 "올해 체전은 사전경기가 많아 예년에 비해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살지 않았다"고 아쉬워하면서도 "국제 대회에 많이 참가하는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등 정상급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도 최선을 다해 대회 신기록이 쏟아졌다는 것이 칭찬할 점"이라고 설명했다.

(평창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