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체전에 첫발을 딛은 세종특별자치시와 두번째 해를 맞이한 제주도가 '겨울스포츠의 불모지'라는 타이틀을 벗기 위해 차근차근 길을 닦아나가고 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세종시는 18일 개막한 제94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 선수 5명, 임원 2명의 컬링 선수단을 파견했다.

어렸을 때부터 컬링을 해온 선수들이 아닌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체육 관련 학과 학생들로 팀을 구성해 지난해 11월부터 훈련을 시작했기에 성적은 좋지 않았다.

세종시는 14일 열린 컬링 남자 일반부 사전 경기에서 경북체육회에 2-10으로 승리를 내주며 첫 패배의 쓴맛을 봤다.

정상용 세종시체육회 사무처장은 "첫 출전이니 성적에 구애받지 않고 세종시가 동계체전에도 출전했다는 걸 알리기 위해 나갔다"며 "선수들이 훈련도 얼마 못했는데 연습을 더 하면 해볼 만할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첫 출발은 조촐했지만 세종시는 앞으로 동계체전에서 영역을 넓히기 위해 여러가지 구상을 하고 있다.

우선 내년부터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서울팀으로 등록되지 않은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출전할 계획이다.

정 사무처장은 "고려대에 팀 구성을 지원해달라 문서를 보내놨다"며 "아직 공식 답변은 받지 못했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계체전은 우리가 출전할 수 있는 종목이 많이 없어서 지원이 적었다"며 "올해부터는 아이스하키와 컬링 종목에 투자해 시 홍보 차원을 넘어 다른 팀들과 대등하게 시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회 참가 인원을 지난해 1명에서 2명으로 늘린 제주도는 두 번째 참가인만큼 목표를 높게 잡았다.

올해는 지난해 제주도에 동계체전 첫 금메달을 안긴 스피드스케이팅의 스타 모태범 외에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이상 대한항공)도 제주도를 대표해 경기를 펼친다.

메달 확보 측면에서는 걱정이 없지만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제주도 선수단의 고민은 여전히 깊다.

제주도체육회의 정찬식 과장은 "처음 출전할 때는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에 비중을 뒀지만 올해부터는 팀을 확대하고 선수 자원을 확보하는 등 선수단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놓을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과장은 "지난해 7월 중학교 컬링팀을 구성해 선수 등록을 했다"며 "아직 제주도 컬링협회가 꾸려지지 않아 올해 안에 협회를 발족한 뒤 내년부터 중학부에 컬링팀을 출전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출발하는 단계지만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진행하다 보면 제주도에 겨울 스포츠가 뿌리를 내릴 것이라는 게 제주도 선수단의 입장이다.

정 과장은 "부족한 인프라를 보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며 "꿈나무 선수들을 육성해 가다 보면 장기적으로는 제주도가 다른 지자체들과 동계체전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바랐다.

(평창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