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선수 위로와 FIFA 징계도 경징계 결정에 한몫

'독도 세리머니'로 물의를 빚은 올림픽 축구 국가 대표팀 박종우는 '의도해 계획하지 않은 행동'이라는 점을 성공적으로 입증했기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경징계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IOC 징계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박종우의 행동이 "미리 계획해 의도하지 않은 즉흥적인 것"이자 "승리의 기쁨에 도취한 상태(overly jubilant state)"에서 나왔다고 인정했다.

그간 박종우와 대한축구협회가 밝힌 내용을 대부분 받아들인 셈이다.

특히 대한체육회가 관중 두 명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쓴 종이를 든 장면, 이를 박종우에게 건네는 장면, 박종우가 세리머니를 하는 장면 등 사진 석 장을 IOC에 제출한 게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이후 박종우가 보인 행실과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받은 처벌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박종우가 패한 일본 선수를 위로하려 한 행동은 일본 선수들과 일본에 모욕을 주려는 뜻이 없었음을 보여준다고 IOC 징계위는 판단했다.

여기에다 박종우가 당시 자신의 행동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고 체육회의 한 간부가 종이를 내려놓으라고 외치자마자 그대로 했다는 점도 징계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또 박종우가 FIFA에 서면으로 '심심한 유감'(sincere regret)을 표명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징계위는 덧붙였다.

징계위는 이런 정황을 살펴볼 때 "박종우가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위중한지 몰랐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프랑스의 스포츠 전문지 '레퀴프'의 알랑 루젠피처 기자는 "박종우가 FIFA로부터 두 경기 출장 정지 등 징계를 받은 터라 IOC가 또 처벌하면 이중 처벌이 된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의 브리핑에는 일본 기자 수십 명이 참석했으나 전날 열띤 관심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박종우 관련 결정에 대해 일절 질문하지 않았다.

한 일본 기자는 "징계 내용에 불만은 있지만 그게 오늘 회의의 핵심은 아니다"며 "여자 레슬링에 강세를 보인 일본에는 레슬링의 올림픽 핵심종목 제외 결정이 (박종우 징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로잔<스위스>연합뉴스) 양태삼 특파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