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수원이 프로야구 1군 무대에 데뷔하는 2015년부터 수도권 야구팬들은 ‘지하철 시리즈’를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의 두산·LG·넥센 3개 구단과 인천의 SK를 합쳐 이동거리 한 시간 내 지역에 5개 구단이 자리잡게 된 결과다.

지하철 시리즈는 원래 대도시인 미국 뉴욕을 연고로 한 뉴욕 양키스, 뉴욕 자이언츠, 브루클린 다저스의 대결을 일컫는 말. 지하철을 타고 세 팀의 홈을 찾는다고 해 붙여진 애칭으로 자이언츠와 다저스가 각각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로 연고를 옮긴 뒤에는 양키스와 뉴욕 메츠의 대결로 바뀌었다.

거대 도시 도쿄 주변에 연고 구단이 많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지하철 시리즈가 인기를 얻고 있다. 도쿄 주변에 요미우리, 야쿠르트, 요코하마, 지바 롯데, 세이부 등 5개 팀이 몰려 있어 팬들은 지하철을 이용해 야구장을 찾는다.

두산과 LG의 홈인 잠실구장은 2호선 종합운동장역과 연결돼 있다. 넥센의 홈인 목동구장은 5호선 오목교역과 가깝다. 인천 지하철 1호선 문학경기장역에 하차하면 SK의 홈구장인 문학야구장에 입장할 수 있다.

현재 개·보수에 들어간 수원야구장 앞에도 조만간 철도가 다닐 예정. 수원시는 10구단을 유치하면 수원역과 수원야구장 사이 6㎞를 잇는 노면 전차(tram)를 2017년 1월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지하철 그물망이 형성되면 팬들의 이동이 한결 수월해진다. 수원시와 KT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돔구장 예정 부지인 서수원 쪽에는 신분당선이 연결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평가위원회 진행 어떻게

휴대폰도 금지…심사과정 '극비리에'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평가 과정도 비밀리에 진행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사회 심의와 총회 승인으로 결정할 수도 있었지만 처음으로 복수의 경쟁자가 나선 만큼 공정하게 심사하기 위해 평가위원회를 구성했다.

평가위원 선정부터 비밀리에 이뤄졌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외압이나 로비를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평가위원회는 스포츠학계, 야구인, 미디어계, 법조계, 회계 전문가, 팬 등 여러 분야 인물로 구성됐다. 지연과 학연이 있는 사람이나 KT, 부영, 수원, 전북에서 기피하는 인물 등은 배제했다. KBO는 김종구 전 법무부 장관을 평가위원장으로 선임하고 22명의 평가위원을 뽑았으나 그중 1명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김 위원장을 제외한 21명이 실제 평가에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10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의 한 방에 모였다. 휴대폰과 비밀서약서를 KBO에 낸 뒤 8시간 넘게 심사를 벌였다.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을 지켜본 뒤에는 1시간 이상 질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