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골프랭킹 1위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유럽프로골프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를 우승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매킬로이는 2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주메이라 골프장(파72·7천675야드)에서 열린 DP 월드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쓸어담고 보기 3개를 더해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적어낸 매킬로이는 이날 코스레코드인 10언더파 62타를 써내며 맹추격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를 두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23언더파는 2009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남긴 대회 최소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유럽프로골프투어 상금왕을 확정한 매킬로이는 이 대회에서 상금 182만2천520유로를 추가, 시즌 상금 551만9천117유로로 지난해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남긴 532만3천400유로를 넘어서는 단일 시즌 최고 상금 기록을 세웠다.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상금왕마저 석권하며 새로운 '골프 황제'로 우뚝 선 매킬로이는 최고의 시즌을 극적인 우승으로 마쳤다.

매킬로이는 3라운드까지 도널드와 공동 선두(17언더파 199타)를 이뤘지만, 이날 10번홀까지 한 타를 줄이는 데 그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매킬로이가 주춤한 사이 한 타 차까지 따라붙은 로즈는 14번(파5)에서 1m 남짓한 거리의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순식간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매킬로이는 11번홀(파4) 버디로 따라붙었지만, 로즈도 15번(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2m에 붙이고 버디를 잡아내 다시 달아났다.

로즈는 마지막 홀(파5) 20m 넘는 거리에서 친 이글 퍼트가 오르막을 가까스로 지나 계속 굴러간 뒤 홀 바로 옆에 붙은 덕에 버디를 써내 매킬로이와의 격차를 2타로 벌린 채 먼저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매킬로이의 집중력은 이때부터 발휘됐다.

매킬로이는 15번∼16번홀에서 연속 버디로 공동 선두를 만들더니 17번홀(파3)에서는 티샷을 홀 2m에 떨어뜨리고서 버디 퍼트에 성공해 앞서갔다.

승기를 잡은 매킬로이는 파만 지켜도 우승을 확정하는 마지막 홀마저 버디로 마무리하며 승자의 기쁨을 만끽했다.

세계랭킹 2위 도널드는 마지막 날 한 타를 줄이는 데 그쳐 찰 슈워젤(남아공)과 공동 3위(18언더파 270타)로 대회를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