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팀 통산 6번째 우승

'돌아온 이승엽' 생애 첫 한국시리즈 MVP
장원삼, 7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경기 MVP

'달구벌 사자군단'이 2년 연속 한국프로야구 챔피언에 올랐다.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승제) 6차전에서 선발투수 장원삼의 눈부신 호투속에 박석민의 2점 홈런과 이승엽의 3타점 3루타 등 팀 타선이 폭발해 SK 와이번스를 7-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기록한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석권했다.

반면 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물리치고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는 마운드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2년 연속 우승 문턱에서 돌아섰다.

삼성은 1985년 한국시리즈 없이 전후기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2002년, 2005년, 2006년, 2011년에는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등 팀 통산 6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또 지난해 삼성 사령탑에 오른 류중일 감독은 전임 선동열 감독에 이어 취임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역대 두번째 감독이 됐다.

8년만에 한국프로야구에 복귀한 '라이언 킹' 이승엽은 경기 뒤 기자단 투표에서 총 71표 중 47표를 획득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장원삼은 10표, 윤성환 8표, 배영섭 5표, 최형우는 1표를 각각 받았다.

이승엽은 시즌 MVP를 5차례 수상했지만 한국시리즈 MVP를 받은 것은 생애 처음이다.

1차전에서 선제 2점 홈런을 날렸던 이승엽은 이날 쐐기를 박는 3타점 3루타를 터뜨리는 등 이번 시리즈에서 23타수 8안타로 타율 0.348, 1홈런, 7타점을 올리며 고비에서 팀 승리를 견인했다.

6차전을 앞두고 류중일 감독은 '스몰볼'을 강조했으나 이날 경기는 삼성이 스몰볼과 빅볼을 동시에 구사하면서 완승을 거뒀다.

삼성은 1회초 테이블세터진의 활약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타자로 나선 배영섭이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정형식은 SK 3루수 최정이 보내기 번트에 대비해 전진 수비를 펼치자 공을 원바운드로 넘기는 재치있는 타격으로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선취 득점 기회에서 이승엽은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으나 최형우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1-0으로 앞섰다.

선발 장원삼의 호투속에 1점차의 리드를 지키던 삼성은 4회에 한꺼번에 6점을 뽑아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4회초 1사 1루에서 타석에 나선 박석민은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SK 선발 마리오의 4구째 134㎞짜리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측 스탠드에 꽂았다.

시즌 막판 갈비뼈를 다쳐 훈련이 부족했던 박석민은 이전 타석까지 15타수 1안타, 타율 0.67로 심각한 부진에 허덕였으나 결정적인 순간 한방으로 단숨에 그라운드 분위기를 삼성쪽으로 끌고 왔다.

이만수 SK 감독은 마리오 대신 송은범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불붙은 삼성 타선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았다.

조동찬과 김상수가 볼넷을 골라 2사 1,2루에서 배영섭이 중전 적시타를 날려 4-0으로 앞섰다.

삼성은 정형식마저 볼넷으로 출루해 2사 만루의 기회를 잡은 뒤 이승엽이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주자일소 3루타를 터뜨렸다.

단숨에 점수 차를 7-0으로 벌리며 쐐기를 박은 셈이다.

이후 삼성은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으나 이미 우승 헹가래를 펼치기에 충분한 점수였다.

SK는 이날 장원삼의 '송곳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이렇다할 공격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4회 2사 뒤 최정의 좌월 2루타와 8회말 정상호의 좌전안타 말고는 방망이가 터지지 않았다.

2차전 승리투수였던 장원삼은 7이닝 동안 삼진 9개를 뽑고 단 1안타만 허용하며 SK 타선을 꽁꽁 묶어 데일리 MVP로 뽑혔다.

승리를 확신한 류중일 감독은 8회에 안지만, 9회에는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매조지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1번타자 배영섭은 이날 5타수 3안타 2득점 1타점으로 확실하게 공격의 물꼬를 텄다.

배영섭은 시리즈 동안 22타수 9안타, 타율 0.409로 팀내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

한편 이날 잠실구장 2만6천석이 매진돼 한국시리즈는 2007년 두산-SK 3차전부터 31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또 올 포스트시즌 15경기에서 입장수입 103억9천322만6천원을 기록, 최초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종전 역대 포스트시즌 최대 입장 수입은 지난해 14경기에서 올린 78억5천890만3천원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