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신경을 안 쓴다면 거짓말이지만 기다리는 입장에서 내가 해야 할 것은 당장 다가올 경기에 신경 쓰는 것뿐입니다."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펼쳐 동메달 수여가 보류돼 마음고생을 하는 박종우(23·부산)가 부담을 털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종우는 6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5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출전해 후반 31분 교체아웃됐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박종우는 빠르게 움직이며 몸싸움을 서슴지 않았고, 기회가 생기면 과감한 중거리슛을 때리기도 했지만 안익수 감독의 성에 차지는 않았다.

결국 안 감독은 최근 3경기에서는 풀타임을 뛰게 했던 박종우를 후반에 벤치로 불러들였다.

박종우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FIFA는 애초 5일 오후 박종우가 런던올림픽에서 펼친 '독도 세리머니'에 대해 상벌위원회를 열기로 했지만 다음주로 연기했다.

박종우는 부담을 털어내고 이날 경기에 나서고 싶었지만 결국 '마음의 짐'을 다음 주까지 짊어지고 가야 할 상황이 됐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준비도 미숙했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며 자신의 경기력에 불만족했지만 FIFA의 결정이 연기된 것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박종우는 "FIFA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 신경 쓰이긴 하지만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당장 앞에 있는 것부터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잘 기다려왔으니 앞으로도 잘 기다릴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결정을 내려야 모든 게 판가름나는 것인 만큼 최종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결론이 나올지에 신경을 쓰다 보니 경기력에 아무래도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극복하는 것도 온전히 내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익수 감독은 주변의 과도한 관심이 박종우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감독은 "선수가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는 상황에서 과도한 관심은 부담이 된다"며 "한 선수의 장래를 생각해서 서로 배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박종우의 올림픽 메달에 대한) 결정은 IOC와 FIFA가 하는 것이다.

우리 손을 떠났다"며 "우리는 우리의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부산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junm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