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21)의 우승 뒤에는 후배 캐디 고진영(17·은광여고2·사진)이 있었다. 정희원과 고진영은 ‘고덕호 골프아카데미’에서 만나 친해졌다.

이번 대회 캐디 일은 고진영이 오래전 먼저 제의했다고 한다. 정희원은 그 말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대회를 앞두고 얼마전 고진영이 전화를 걸어와 이를 상기시켰다.

둘은 대회 내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라운드를 했다. 함께 라운드했던 한 선수의 캐디는 “둘이 얼마나 재잘거리는지 집중이 안될 정도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무슨 대화를 나눴느냐’고 했더니 고진영은 “먹는 얘기를 주로 했어요. 막창, 대창, 오리 먹고 싶다고. 실제로 라운드 끝나면 찾아 먹었지요”라고 답했다.

3년째 국가대표 상비군인 고진영은 올해 KB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이 대회 1주일 전에는 익성배아마추어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그는 ‘프로 잡는 아마추어’로 유명한 김효주하고 친구다. “저도 올해 정회원 테스트를 보고 통과하면 시드전을 치러 내년에 효주랑 같이 프로 데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진영은 “옆에서 우승하는 것을 도와주면서 저도 많이 배웠어요. 저도 언젠가는 이렇게 큰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요”라고 얘기했다.

아일랜드CC=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