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시기, 금메달 예감…내 몸이 깃털처럼 움직이는 것 느꼈다"

"런던에 와서 연습이 잘 안돼 고민이 많았는데 어려움을 이겨내고 딴 금메달이라 어떤 보상을 해준다고 해도 절대 바꾸고 싶지 않다."

한국 체조에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은 안긴 양학선(20·한체대)은 메달 수여식이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 금메달을 양손으로 붙잡은 채 등장했다.

6일(현지시간) 런던 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경기에서 그는 최고 난도 기술인 '양학선'(난도 7.4점)과 '스카라 트리플'(난도 7.0점)을 잇따라 펼쳐 16.533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2위 러시아의 데니스 아블랴진(16.399점)과의 격차는 0.134점.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당시 16.566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은 그는 이 종목에서 16.500점대 이상을 받을만한 사실상 유일한 선수라는 사실을 올림픽에서 재차 입증했다.

양학선은 "금메달을 땄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면서 "도마는 내게 체조 선수로서 기회를 주고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한 종목"이라고 밝혔다.

이어 "2차 시기에서 완벽하게 착지하면서 금메달을 예감했다"며 "한국에선 체조가 비인기 종목이지만 나를 통해 후배나 유망주들이 꿈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런던에 도착해 열흘 이상 적응 훈련을 치른 양학선은 연습 중 착지가 되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메달을 따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가 선배들로부터 무시 당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

그는 이날 결선을 앞두고 잠을 이루지 못했으나 "한국에 있는 부모님이 좋은 꿈을 꾸셨다고 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양학선은 금메달을 따낸 전략에 대해 "결선에서 가장 마지막에 출전했기 때문에 앞서 연기에 나선 경쟁자의 점수가 16.266점 이하면 난도 7.0점짜리 '여 2'를 쓰고 그 이상이면 '양학선'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다섯 번째로 연기한 아블랴진이 16.399점을 받자 그는 바로 '양학선'을 빼들었다.

그는 "1차 시기에서 두 발을 움직이는 바람에 '큰일났다'고 생각했으나 두 번째 연기에선 완벽하게 착지해 실수를 만회했다"며 "내 몸이 깃털처럼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고 올림픽을 정복한 기분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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