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2012 런던올림픽에서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단체전 금메달을 거머쥔 힘은 '4인4색'이라 할 만큼 개성 있는 선수들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 데 있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전에서 루마니아를 꺾고 세계 정상에 오른 네 명의 대표 선수는 주특기가 제각각이다.

가장 어린 구본길(23·국민체육진흥공단)은 큰 키와 빠른 움직임을 앞세워 적극적인 공격을 펼친다.

반대로 '맏형' 원우영(30·서울메트로)은 탄탄한 수비를 기반으로 빈틈을 파고드는 콩트라타크(역습)가 주무기다.

동갑내기인 김정환(29·국민체육진흥공단)과 오은석(29·국민체육진흥공단)의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다.

팔이 긴 김정환은 상대의 공격을 막은 뒤 예상보다 깊게 들어가는 콩트르 파라드(막고 치기)를 즐겨 쓴다.

오은석은 거리를 재는 능력이 뛰어나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 나서 타격하는 리미즈 파라드(재공격)가 주특기다.

구본길과 김정환, 오은석을 소속팀에서 지도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서범석 감독은 "개성이 뚜렷한 선수들이 번갈아 공격하니 상대를 혼란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네 선수는 다들 한국 펜싱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한 칼' 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오은석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남자 사브르 세계랭킹 1위를 정복했고 원우영은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비유럽 선수 사상 최초로 사브르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

김정환은 2007년 한국 선수 사상 처음으로 주요 국제대회 정상에 선 경력이 자랑거리다.

선배들의 뒤를 이은 구본길은 한국 선수 중 가장 어린 나이에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고 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들은 서로 치열한 경쟁을 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처음 앞서나간 오은석을 원우영이 따라잡아 '쌍두마차 시대'를 열었고, 이어 김정환이 치고 올라와 '다극화'에 성공했다.

여기에 구본길이 '뉴 에이스'로 등장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한 '상향 평준화'가 이뤄졌다.

그리고 이들이 2012년 런던에서 기막힌 팀워크를 만들어내면서 '금메달의 기적'이 눈앞에 펼쳐졌다.

(런던=연합뉴스)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