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2012 런던올림픽에서 펜싱 여자 플뢰레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한 남현희(31·성남시청)는 "단체전 메달을 따고 나서 '동메달도 정말 따기 힘들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남현희는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시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힘들게 뛴 끝에 유럽 강국들을 제치고 3위로 시상대에 올라 네 명이 손을 번쩍 들었을 때 정말 말로 표현 못 하게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개인전 은메달을 따낸 남현희는 이번 대회에서는 개인전 4위에 그쳤으나 단체전에서 두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현희는 "두 종목 모두 메달 욕심이 있었는데 개인전의 성적에 아쉬움이 남지만 팀워크로 뭉쳐서 성적을 내 기분이 두 배로 좋다"고 웃었다.

자신에게 두 번의 뼈아픈 패배를 안긴 '펜싱 여제' 발렌티나 베잘리(이탈리아)에 대해서도 "개인전에서 지고 나서 4년간 준비한 시간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면서 "그러나 베잘리가 먼저 다가와 껴안아 주며 내 마음을 이해한다고 위로하더라"고 전했다.

남현희는 "운동에서만 욕심이 큰 선수인 줄 알았는데 다른 면에서도 최고의 선수"라고 라이벌을 칭찬했다.

남현희는 오랜 훈련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했다.

그는 "준비 기간이 아까워서 악착같이 뛰었지만 다리 상태가 좋지 않은 지 정말 오래됐다"면서 "올림픽 금메달 꿈이 커서 무리하며 훈련해 더 안 좋아졌는데 시간을 두고 치료하면서 하나씩 몸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 올림픽 출전 여부는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남현희는 "몸 상태가 너무 나빠서 이번 올림픽이 사실상 마지막이라 생각했는데, 많은 이들이 2016년 올림픽에서도 뛰는 모습이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며 "지금은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 몸을 만든 뒤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