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박찬호(40)가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처음 무실점 경기를 치렀지만 승수를 쌓는 데는 실패했다.

박찬호로서는 한·일 프로야구 통산 500번째 홈런을 노린 삼성 이승엽과의 맞대결에서는 완승한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박찬호는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홈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3안타와 4사구 5개를 내줬지만 삼진 5개를 곁들여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 데뷔해 이날까지 16경기를 뛴 박찬호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온 것은 처음이다.

투구 수는 103개로 많았지만 낙차 큰 슬라이더(45개)를 주무기로 삼성 타자들을 요리했다.

19개를 던진 직구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7㎞였다.

하지만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이 5점 차 리드를 지켜주지 못해 박찬호의 올시즌 5번째 승리는 날아갔다.

박찬호는 4승5패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한·일 프로야구 통산 500홈런에 단 하나만을 남겨둔 이승엽은 침묵했다.

3번 지명타자로 나서 6차례나 타석에 들어섰지만 안타 하나 때리지 못했다.

박찬호와 이승엽의 맞대결에서도 박찬호가 우위를 점했다.

박찬호는 이승엽과 이날 세 차례 상대해 삼진 2개와 유격수 뜬 공으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1회 1사 1루, 3회 1사 1루에서 거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5회 무사 1루에서는 우격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승엽은 이날까지 올 시즌 세 경기에서 박찬호와 맞대결해 9타수 1안타, 삼진 2개를 기록했다.

7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다시 방망이를 잡은 이승엽은 한화의 두 번째 투수 김혁민으로부터 1루 쪽 라인을 따라가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1루수 김태균의 호수비에 걸려 아웃됐다.

8회 1사 후에는 2루수 땅볼, 9회 2사 1,2루에서는 투수 앞 땅볼을 쳐 이날 결국 6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선두 삼성은 연장 10회 이지영의 결승 2루타로 6-5,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6연승을 달렸다.

9회 1사 2루에서 등핀한 오승환이 경기를 마무리해 시즌 2승째(1패20세이브)를 기록했다.

꼴찌 한화는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하고도 최근 3연패와 함께 삼성전 8연패에 빠졌다.

광주 구장에서는 KIA가 마운드의 우위를 앞세워 두산을 6-0으로 완파했다.

KIA 선발 앤서니 르루는 7이닝 동안 3안타 볼넷 2개를 주고 삼진 4개를 잡으며 무실점을 기록, 시즌 성적을 7승7패로 맞췄다.

잠실구장에서는 SK가 LG에 8-2로 역전승, 2연패에서 벗어났다.

넥센은 목동 홈 경기에서 롯데에 5-3으로 이겼다.

올 시즌 4번째로 40승(2무36패) 고지를 밟은 넥센은 두산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이날로 전반기를 마친 프로야구는 21일 대전구장에서 올스타전을 치르고 짧은 휴식을 갖고서 오는 24일 후반기 일정을 시작한다.

◇대전(삼성 6-5 한화)= 한화는 2회 이대수의 좌월 석 점 홈런으로 기분 좋게 앞서나갔다.

이어 신경현, 오선진, 강동우의 연속안타와 한상훈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보태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7회 김혁민이 석 점, 8회 바티스타가 한 점을 더 내주면서 쫓겼다.

4-5로 추격을 허용한 8회 이지영에게 우익수 쪽 앞에 떨어지는 짧은 안타를 얻어맞았지만 홈으로 쇄도하던 2루 주자 강명구를 잡아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결국 9회초 2사 3루에서 바뀐 투수 션헨이 박한이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동점이 됐다.

선발 박찬호의 시즌 5승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승리는 무서운 뒷심을 보인 삼성 몫이었다.

연장 10회 선두타자 박석민이 볼넷을 고르자 대타 손주인이 희생번트로 2루까지 보냈고, 이지영이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쳐 역전 결승점을 올렸다.

◇잠실(SK 8-2 LG)= LG가 2회 김태군의 우익수 앞 적시타, 4회 오지환의 2루수 땅볼로 한점씩 얻어 2-0으로 앞서 갔다.

하지만 17일 잠실 SK전에서 중간계투로 등판,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LG가 7연패 사슬을 끊는 데 큰 힘을 보탰던 선발 벤저민 주키치가 5회까지 버텨주지 못하고 무너졌다.

SK는 5회 타자일순하며 주키치를 두들겨 안타 5개와 볼넷 하나로 4득점, 가볍게 전세를 뒤집었다.

1사 1,3루에서 김상현의 좌전안타로 만회점을 뽑고 정근우의 좌익수 쪽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임훈의 볼넷으로 1사 만루의 기회를 이어간 SK는 최정이 결승 2타점 중전안타를 쳐 4-2로 역전했다.

SK는 5-2로 앞선 8회 정근우의 석 점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정근우는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SK가 2연패에서 벗어나는 데 앞장섰다.

◇광주(KIA 6-0 두산)= KIA가 2회 대거 넉 점을 뽑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1사 후 안타 2개와 볼넷을 묶어 만루를 만든 뒤 차일목의 몸에 맞는 공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홍재호가 좌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쳐 주자 세 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KIA는 5회 2사 2루에서 최희섭이 두산의 바뀐 투수 이혜천에게서 비거리 120m짜리 중월 2점 홈런을 빼앗아 6-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최희섭은 지난달 9일 사직 롯데전에서 시즌 5호 홈런을 때린 이후 40일 만에 아치를 그렸다.

KIA 선발 앤서니 르루는 7이닝 동안 3안타 볼넷 2개를 주고 삼진 4개를 잡으며 실점없이 마운드를 내려와 전반기를 7승7패로 마쳤다.

두산은 앤서니-윤석민-박지훈-최향남으로 이어진 KIA 투수진으로부터 4개의 안타를 뽑는 데 그쳐 영봉패의 수모를 당했다.

◇목동(넥센 5-3 롯데)= 롯데가 달아나면 바로 반격해 끌려가는 것을 막은 넥센이 결국 승리를 가져갔다.

롯데가 첫 공격에서 2사 후 손아섭이 원바운드로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치고 나가자 홍성흔이 중전 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그러자 넥센은 1회말 2사 1,3루에서 강정호의 중전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다.

롯데가 3회초 1사 1루에서 박종윤의 우중간 3루타로 다시 달아나자 넥센은 3회말 1사 3루에서 이택근의 투수 앞 땅볼 때 서건창이 홈을 밟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4회초 김주찬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롯데에 리드를 빼앗긴 넥센은 4회말 1사 1,3루에서 사도스키의 폭투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김민성의 중전 적시타가 터져 오히려 넥센이 4-3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5회 무사 1루에서 이택근의 2루타로 추가점을 올려 한발짝 더 앞서갔다.

4회 2사 1,2루에서 등판한 넥센의 세 번째 투수 박성훈은 2⅓이닝 동안 1안타만 내주고 승리를 챙겼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김은경 기자 hosu1@yna.co.kr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