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LPGA 'US여자오픈' 우승... 한국 선수 6번째
-현지언론,'세리키즈' 주목... "영광 재현" 극찬


"그녀의 우승 장면은 1998년 US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박세리를 연상케 한다. '세리키즈'인 그녀가 박세리가 우승한 바로 그 곳에서 가장 큰 타이틀을 거머 쥐다"

9일(한국시각) 'USA 투데이' 등 미국의 유력 언론들의 반응이다.

최나연(25·SK텔레콤)이 8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블랙울프런 골프장(파72·6954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4년 전 같은 장소에서 이룬 박세리(35·KDB금융그룹)의 영광을 재현한 셈이다.

중학생 시절 국가대표로 발탁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2004년 KLPGA투어(ADT캡스인비테이셔널)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천재성을 입증했고 이듬해 프로로 전향했다.

2008년부터 LPGA투어에서 활약한 그는 2009년 삼성월드챔피언십으로 '첫 승'을 신고한 뒤, 같은해 열린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태극낭자 '에이스'로 자리매김 했다.

2010년는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2연패하는 등 눈부신 활약을 보이면서 LPGA투어 상금왕과 최저타수 부문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슬럼프도 있었다. 2% 부족한 배포와 뒷심 부족이 문제였다.

전문가들은 당시 그녀가 기록한 통산 4승중 2승이 국내에서 열렸던 대회였다는 점 등을 토대로 현지 적응과 뒷심 부족을 가장 큰 슬럼프의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급해 하지 않았다. 평소 그는 지인들에게 "집중력을 잃지 않고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성적은 따라올 것"이라며 강한 자심감을 보여왔다고 한다.

결국 지난해 열린 LPGA 투어 사임다비 말레이시아에서 LPGA '태극낭자' 100승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부활을 예고했고, 마침내 US오픈을 거머쥐며 'LPGA 메이저 퀸'에 화려하게 등극했다.

최나연은 "박세리 프로가 US오픈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내 꿈은 단지 프로 골프선수였을 뿐"이었다며 "맨발 투혼을 발휘하며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고 LPGA 선수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는데 "한국 골프의 전설인 박세리 프로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이 영광을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나연은 이번 US오픈 우승과 함께 상금 58만5,000달러(한화 약 6억 6,000만원)을 더하면서 5위까지 떨어졌던 세계랭킹을 3계단 상승한 2위로 끌어올렸다.

유정우 한경닷컴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