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앞으로 다가온 런던올림픽 개막식 내용의 비밀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개막식 공연의 일부 내용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흘러나오자 개회식 총감독인 대니 보일 감독이 직접 나서 스포일러 유출을 사과하고 출연진과 언론에 480억원 짜리 초대형 공연의 비밀 유지를 위한 협조를 호소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에 따르면 보일 감독은 개회식 참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언론에 공개된 스포일러를 모두 막지 못한 점을 사과한다"며 "지혜롭게 개회식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보일 감독은 지난달 언론 설명회를 열고 개막 공연에서 도입부에 영국의 전원풍경을 연출할 것이라고 공개해 스포일러 경쟁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언론의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결해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일부 매체의 성급함이 스포일러 유출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 세바스천 코 위원장은 "개막식이 공개되기 전에 내용을 파헤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궁금증은 경이로운 개막식을 위해 아껴야 한다"고 스포일러 경쟁에 자제를 요청했다.

그동안 흘러나온 내용에 따르면 이달 27일 오후 9시(한국시간 28일 오전 5시)에 펼쳐지는 올림픽 개막식은 23t 무게의 유럽 최대 규모 종을 울리는 타종 하모니로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이로운 영국(Isles of Wonder)'을 주제로 내건 개막식의 첫 공연에서는 활기 넘치는 영국의 전통 마을이 연출될 것으로 예고됐다.

말 12마리, 닭 10마리, 거위 9마리, 양 70마리 등 동물 출연진의 등장도 예정돼 있다.

주경기장 전체에 템스강이 흐르는 런던의 모습을 투영해 현재에 이르는 역사적 장면들을 신비롭게 재연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개막식의 피날레는 비틀즈 출신의 폴 매카트니가 등장해 대표곡 '헤이 주드(Hey Jude)'로 장식할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개막식 비밀 유지를 위해 출연진을 여러 지역으로 분산해 주말과 야간 시간에 격리된 장소에서 200회 이상 예행연습을 가졌으며, 자원봉사자 1만명을 포함한 출연진 2만명으로부터 비밀유지 각서를 받았다.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thkim@yna.co.kr